입주반대 주민들 ‘세풍주민자치회’ 설립 코앞

청년회 “지역파괴자들, 거짓 선동 멈추라” 일침

세풍산단 내 광양알루미늄 공장 입주문제를 두고 찬반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여왔던 세풍리 주민들이 결국 지역분열로 치닫는 모양새다.

밍타이그룹 중국 현지 공장 방문 등 수차례 검증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광양알루미늄(주) 해명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이어왔던 용해로반대비상대책위원회 참여 주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체결성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세풍연합청년회 등 기존 자생단체들이 강력 반발에 나서는 등 감정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광양경제청과 광양시, 광양알루미늄(주), 세풍주민 등 4자 합의에 따라 지난해 12월 마침내 착공에 들어간 광양알루미늄 공장 건립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시공은 동남종합건설이 맡았다. 다만 긴 우기와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해 예상보다 공사 진척이 늦어지면서 내년 2월로 예고됐던 정상가동이 다소 늦춰지고 있으나 광양알루미늄 측은 전기분야 등에 인사채용에 들어가는 등 가동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세풍산단 광양알루미늄 공장 건립을 반대해 온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신규 단체결성에 들어가면서 세풍리에선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세풍발전협의회 등 기존 지역단체에 맞서겠다는 뜰을 분명히 밝힌 상태여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껏 확인된 바에 따르면 광양알루미늄 공장 반대 주민들은 지난 7월부터 ‘세풍주민자치회’라는 새로운 단체 설립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설립 취지문을 통해 “세풍에 살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면서도 “주민들의 건강한 삶과 미래를 주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맡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해로 반대 비대위가 100일 이상 투쟁해 쟁취한 합의사항을 경제청과 광양알루미늄, 세풍발전협의회가 공모해 주민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기업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조작해주는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일부 정치인, 언론인, 그리고 사회단체들 모두 우리 주민들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더 나가 “주민들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고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들의 목적은 과연 무엇이냐”며 “우리 주민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비난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달 말 단체 설립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 지역단체들도 발끈한 상태다. 특히 7개 마을 청년회가 모여 결성된 세풍연합청년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지역에 대한 거짓 선동과 이간질을 멈추라며 맞불을 지핀 상황이다.

세풍연합청년회는 성명을 통해 “(반대 주민들은) 세풍산단 내 광양알루미늄 공장 입주에 관련 거짓 정보로 수많은 주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세풍발전협의회와 세풍연합청년회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해 왔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지역화합을 위해 꾸준히 인내하면서 반대하는 소수의 목소리 역시 지역발전을 위한 행동으로 여기고 끌어안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렇게 어렵사리 만들어진 것이 바로 4자 합의”라며 “그러나 4자 합의서를 만들었던 당사자인 (비대위가) 4자 합의를 무시하고 부정하면서 세풍발전협의회가 ‘기업과 공모하고 조작했다’거나 ‘지역을 팔아먹었다’는 음해와 명예훼손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세풍발전협의회와 세풍연합청년회는 세풍지역 발전과 주민화합을 위해 지난 40년 동안 주민과 함께해 온 지역대표단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 지역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자들이 세풍에 주소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뻔뻔하게 (일부 세풍연합청년회 회원을) 세풍주민이 아니라고 공격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짓이 아니라 할 수 없다”며 “자신들의 영달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지역 선후배를 둘로 나누고 세풍에 살고 있는 부모와 타지에 있는 자식들마저 갈라치는 짓마저 서슴치 않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질타했다.

이어 “자신들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타지역민을 세풍의 갈등 속으로 끌어들이는 짓까지 했던 자가 누구냐”고 반문한 뒤 “지역발전의 호재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영달과 이익 독점에 눈이 먼 부도덕한 소수 지역파괴자의 준동임을 모르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그 반동적 행위를 멈추고 자중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세풍주민들과 지역화합과 발전을 위해 아름다운 봉사를 실천해왔던 단체를 음해하고 있는 일부 지역파괴자들이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행위를 지속한다면 더이상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세력들이 준동하지 못하도록 세풍연합청년회 이름을 걸고 끝까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처럼 입주기업을 둘러싼 지역주민 간 갈등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수십년 함께 터전을 일구고 살았던 ‘이웃사촌’ 세풍리 주민의 현재 기상도는 영하권 찬바람을 향해 들어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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