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렬의 쉴만한 물가

▲ 라종렬 광양사랑의교회 목사
지공주의(地公主義,Georgism - 모든 사람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평등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상)를 주창했던 헨리 조지는 1879년에 발행된 그의 책 「진보와 빈곤」에서 이런 말을 했다.

“부의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진 사회에서는, 그리하여 전반적으로 애국심, 덕, 지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 될수록 사회도 개선된다. 그러나 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 될 수 록 사회는 오히려 악화된다.

부패한 민주정부에서는 언제나 최악의 인물에게 권력이 돌아간다. 정직성이나 애국심은 압박받고 비양심이 성공을 거둔다. 최선의 인물은 바닥에 가라앉고 최악의 인물이 정상에 떠오른다. 악한 자가 나가면 더악한 자가 들어선다.

국민성은 권력을 장악하는 자, 그리하여 결국 존경도 받게 되는 자의 특성을 점차 닮게 마련이여서 국민의 도덕성이 타락한다. 이러한 과정은 기나긴 역사의 파노라마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면서, 자유롭던 민족이 노예상태로 전락한다.

가장 미천한 지위의 인간이 부패를 통해 부와 권력에 올라서는 모습을 늘 보게 되는 곳에서는, 부패를 묵인하다가 급기야 부패를 부러워하게 된다. 부패한 민주정부는 결국 국민을 부패시키며, 국민이 부패한 나라는 되 살아날 길이 없다. 생명은 죽고 송장만 남으며 나라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삽에 의해 땅에 묻혀 사라지고 만다.”

두려운 이야기다. 정녕 그가 살았던 시공간이 타임머신을 통해 우리곁에 있는 듯 하다. 최근 정세와 일련의 시류들을 보노라니 당황스러움을 금할길이 없다

2005년에 방송을 통해 대기업의 전방위 로비 사실을 폭로한 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이 뇌물을 받은 최고위급 검찰 간부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부패한 부위가 드러났기에 도려내 치료되길 바랬다. 그런데 수일이 지난 오늘 뇌물을 준 놈도, 뇌물을 받은 놈도 벌을 안 받았는데, 뇌물 받은 걸 폭로하고 공개한 분들은 직장에서 잘리고 의원직을 박탈 당했고, 거기다 범죄자를 풀어주고 폭로자는 잡아갔던 검사는 법무부장관이 된단다. 오호 통재라!

불법과 악이 흥황하는 현실 속에서 이런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여전히 정직과 공의 길을 갈 용기가 자꾸만 사라지려 한다. 사람과 역사의 심판에 대한 신뢰도 얇아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가? 먹물 담긴 컵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이 먹물을 비우든지, 깨끗한 물을 계속 붙든지 하면 된다는데. . . 고로쇠 효능처럼

깨어있는 민중의 꿋꿋한 행보와 변함없는 신실한 정진이 비록 굽어진 현실 가운데서 정화의 마중물이 되어 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그래도 우리가 이 길을 끝까지 가야 한다고 함께 부여잡은 어깨를 꾸욱 잡아 주고 살아가는 꿋꿋하게 사는 놈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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