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찬반투표 진행 반대 100%…실력행사 예고

한국창의예술고 학부모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남교육청이 사실상 한국창의예술중학교 개교 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내년 3월 개교가 기정사실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 역시 반대성명서 발표를 예고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일 전망이어서 갈등이 골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창의예술고 학부모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창의예술중 내년 개교를 둘러싼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인원 97명 가운데 86명이 참여해 100% 반대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비공식 설문조사이긴 하나 한국창의예술고 학부모 대다수가 학교 준공 전 한국창의예술중 개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 100%가 준공 전 한국창의예술중 개교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여줬다. 준공 전 개교는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한다는 게 창의예고 학부모 의견”이라며 “한국창의예술고 아이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학부모회는 다음 주중 한국창의예술고 학생회와 의견을 조합한 뒤 성명을 발표하는 등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선 실력행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학부모가 학교 준공 전 개교를 반대하는 이유는 공간 부족과 학습권 침해가 꼽힌다. 특히 개교 이후 내년 첫 대입을 앞두게 될 2학년 재학생이 맞게 될 상황에 대한 교육청의 배려가 아쉽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

학부모회는 설문조사 전 안내문을 통해 공동 교육공간 사용으로 인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습실과 실기실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더 나가 방음이 안 되는 연습실이나 잘못된 공간 배치로 인해 현재 공간혁신사업으로 공사 중인데 이를 예중 개교와 연결시키고 있는 점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전남교육청이 준공 전 개교를 강행하는 이유로 내년 광주광역시 인근 예술중 설립이 예고되면서 학생들의 타지역 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예술고 운영이 정상화되는 게 오히려 예술중 인재 유치에도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예술고 명문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예술중 준공 전 개교로 재학생들이 겪어야 할 육체적, 정신적 고충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며 “특히 현 2학년은 지난 한 해 동안, 예고의 장점은 고사하고 인문계와 다름없는 수업과 실기 등에서 신생학교가 갖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믿을만한 시스템도 없이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실정인데 예술중 공동사용으로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개교 1년 만에 교감과 교무부장은 물론 미술과 음악과 부장교사 그리고 다수의 외부강사가 교체되면서 예술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교육의 연속성을 잃었으나 아이들은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하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건물도 없이 예술중 개교에 따른 통합교육이 진행된다면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아이들이 교육 실험대상이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어 “현재 예술고 건물의 하자보수 문제를 예술중의 준공 전 개교 문제와 거래조건으로 내세우듯 하는 교육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방음이 안 되는 연습실이나 잘못된 공간 배치 등은 예술중 개교와 무관하게, 당연히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더 나가 “학부모들은 재학생들의 수업 지장을 초래할 것이 우려되는 준공 전 개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지 준공 전 개교를 통해 무엇을 해달라는 게 아니다”며 “준공 전 개교에 대한 재검토 없이 이를 전제로 대화를 이어가는 교육청에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남교육청은 한국창의예중 설립을 위해 지난해 교육부의 특성화 학교지정과 재정 투자 심사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내년 개교에 무리가 없고 최근 전남도의회 임시회에 한국창의예술중학교 신설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서 내년 3월 개교에 행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또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선 내년 개교할 한국창의예술중이 통합학교로 운영되는 데다 교실 등 한국창의예술고의 시설에 여유가 있어 한시적 공동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국창의예술중 개교를 둘러싸고 한국창의예술고 학부모와 전남교육청의 입장 차가 뚜렷해 이를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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