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환 교수의 월요컬럼


친절은 공손하게 행하는 고개 숙임이 아니다. 친절은 위축된 몸가짐이나 언어표현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의 역할을 당당하게 실행할 때 표현되는 행동이다.

한 때 우리는 스스로 우리나라 국민을 불친절의 상징으로 그리고 매우 불친절한 민족으로 스스로 간주한 적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그 당시 외국 여행이 가능한 계층에 의해 제기되어 사회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실질적으로 그리 불친절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지배층에서 나왔을 때 내 스스로 심한 자괴감 적지 않았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억울함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때에는 항상 비교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 비교대상은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국민, 국가 정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결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일본의 친절을 가식적 행동이라 폄하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친절이 요구되는 분야에 친절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그 동안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가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후자에 있어서 친절에 대한 교육적 시도는 적절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친절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야 한다는 무엇이가가 정립되어 있어야 했다. 막연히 친절이 공손함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친절에 대한 철학적 부재는 잘못된 친절 양태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친절에 대한 인식을 통한 사회적 현상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 친절에 대한 철학적 부재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왜곡된 친절은 친절한 행위에 대한 주체와 객체간의 권리인식의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 왜냐하면 친절을 교육시키는 강사들의 주된 내용은 친절한 행위를 해야 하는 자의 역할을 직시하지 않고, 친절에 대한 외적 표현만을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어적 표현의 공손함은 친절이 아닌 인간관계의 기본적 소통 예의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은행원의 가장 큰 친절은 물론 언어적 표현도 필요하지만 고객이 맡긴 돈에 대한 정확함과 많은 이윤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모든 교육에는 철학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절교육 강사들은 얼굴표정, 웃어야 하며, 인사는 90도로 해야 한다만을 강조하여 왔다. 이러한 방식은 주체적 표현이어야 하는 친절 표현이 표현의 주체를 객체로만 간주하는 친절에 대한 철학적 부재를 의미한다.

친절은 인내심이 아니다. 친절은 마음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친절하려면 교육이 필요한데, 그것은 두 가지 측면의 교육을 의미한다. 하나는 친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다. 다른 하나는 친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다.

전자가 친절의 본질적인 의미인 반면에, 후자는 친절의 표현 양식이 항상 같은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친절은 아부가 아닌 자신의 주체적인 표현을 의미한다. 후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친절의 주체적 표현을 가로막고 일률적인 표현만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을 발생시키지는 않을 지라도 진정성이 결여된 친절이므로 친절한 행위 주체성과 자아상실 자괴감으로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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