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결혼이주 여성의 고민


오늘 친구와 6명 같이 뷔페식당에 밥을 먹었는데 주번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우리한테 쳐다봤습니다.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처음이 아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아서 글이 쓰게 되었습니다.

큰 도시는 다문화에 대해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기서는 아직까지 신기하구나 생각합니다. 다문화에 대해 가난하고 못 산다고 인식하고 계신 분들 너무 많습니다.

같은 한국이지만 다른 지역으로 가면 친척도 없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고, 풍습도 달라서 적응하느라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왔고, 다른 언어, 다른 문화때문에 처음에 한국생활 힘 드는 것이 당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는 가난하고 못 살고 돈벌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것으로 오해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 아는 언니가 한국 사람들도 쉽게 들어가기 힘든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뿌듯함은커녕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니까 그만두고 싶다고 했습니다.

알아보니까 언니는 매일 똑같은 “남편 몇 살이냐? 남편이 연봉이 얼마냐? 고향에 돈 많이 부쳐주냐”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습니다. 왜 사람들이 언니한테 “일이 어떠냐? 힘들냐? 어려움이 있냐?”라고 물어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한국여자처럼 결혼하고 알뜰하게 집 살림하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잘 해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못 사는 사람도 있고 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친구한테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습니다.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옷의 가격을 물어봤더니 사장님이 “비싸, 못 살 거야”라고 대답 했답니다. 억울해 하면서 집으로 왔다고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비싸서 이런 식으로 사람을 무시한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중에 좋은 사람도 많이 있지만 나쁜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붕어빵 사러갔더니 한국 사람한테 4개 주었는데 나한테는 3개 밖에 안 줬습니다. 화가 나서 절대로 거기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우리도 우리끼리 소문이 있습니다. “야 거기 가게 사장님 친절하더라”, “야 거기 사장님이 되게 외국인 예뻐하고 반찬 많이 주더라” 아니면 “야 거기 미용실에 가지마, 우리가 외국인이니까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흉을 보고, 초보한테 우리머리로 연습하더라”

어떤 물리치료사가 저한테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고 우리남편 직업을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 “어 거기 다니면 연봉이 많은데 왜 국제결혼하지?” 왜요? 연봉이 많으면 국제결혼 하면 안 되나요?

작은 이익을 위해 우리한테 되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마음을 닫고 한국인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게 돼버립니다.

내가 항상 내 아이한테 엄마나라에 대해 좋은 나라라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교육하고 있는데 이런 분들 때문에 우리아이가 엄마에 대해 큰 소리로 말 못하는 것을 보고 속상합니다.

다문화라고 하지만 우리만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지, 한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관심이나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문화 차이 아니라 사람이 환경에 맞춰 생활방식이 다르고, 행동이 다릅니다. 편해지려고 다들 같은 마음입니다.

어떤 학생이 내 고향에 가서 내 고향 음식이 먹어봤습니다. 그리고 “아~ 맛있다~ 재료는 똑같은데 왜 우리엄마가 이런 반찬 못 만들어주지?”라고 했습니다.

한국이 다 좋은 것만 아니잖아요. 우리가 좋은 것도 있습니다. 편견 없이 서로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 배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한테 말을 걸어주면, 기회를 주면 서로 좋은 점을 배워서 멋진 글로벌시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이주여성 레티미린(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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