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트에서 부모교육까지 다양한 독서시책 발굴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향된 후 어린이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검색, 게임, 메신저, 사이버학습 등을 위한 스마트폰 사용량 또한 부쩍 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주는 자극에 익숙해지면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지루함을 느껴 더욱 스마트폰에 집중하게 되고,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영유아의 경우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책을 읽어주거나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양시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어린이들이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다양한 어린이 독서시책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생애 첫 책과의 만남 ‘북스타트’

북스타트(Book-start)는 아기들에게 출생과 동시에 그림책을 나눠주고 책과 놀게 함으로써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만들자는 것으로,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40여 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화 운동이다.

북스타트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아이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한 영유아 시기의 독서시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지자체가 참여해 매년 15만 명 이상의 영유아에게 그림책 꾸러미를 선물하고 있다.

시는 2009년 처음으로 북스타트를 도입한 후 올해까지 모두 1만5250명의 영유아에게 그림책 꾸러미를 전달하고 영유아의 발달단계에 맞춘 책놀이 프로그램과 부모교육을 꾸준히 운영했다.

책꾸러미(그림책 2권, 안내 책자, 가방)는 성장단계별로 세 차례 제공하는데 올해는 1단계(생후 0~18개월) 150명, 2단계(19~35개월) 150명, 3단계(36~48개월) 100명, 총 400명에게 꾸러미를 전달했다.

부모와 아이가 그림책을 매개로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가정에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책놀이 프로그램은 올해 상반기 중마도서관에서 오는 7월까지 운영하고, 하반기에는 희망도서관에서 9월부터 월령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책놀이는 그림책을 읽고 책과 관련한 독후 활동으로 율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요소를 책 읽기에 접목해 아이에게는 책과 친해지는 경험을, 부모에게는 가정에서도 독서 육아가 이뤄지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의 책 읽는 습관을 돕는 부모교육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는 가정환경이 조성될 때 아이의 독서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기 때문에 아동기의 독서 교육에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시는 책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지원하기 위해 영유아를 키우는 양육자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참여하는 부모교육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올해 2월에는 초등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학교생활 준비와 초등 독서교육에 대한 방향 설정을 담은 ‘새 학기, 새 출발’ 부모교육을 두 차례 운영한 바 있다.

시는 올해 3~7월 아이 양육과 독서지도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영유아 부모를 위한 북스타트 부모교육을 비대면(온라인 ZOOM)으로 진행 중이다.

강연은 △아동심리상담가 정유진 작가의 올바른 아이 훈육법 △배성기 작가의 유튜브를 활용한 아빠표 영어 비결 △서안정 작가의 세 자녀 모두 영재로 키운 독서 비법 등을 주제로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북스타트 부모교육 마지막 강연은 6월 23일 장재진 작가가 진행하는 ‘하루 5분, 엄마의 언어자극이 아이의 성장을 이끈다’는 주제로 열리며,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광양시립도서관 홈페이지(lib.gwangyang.go.kr)에서 신청하면 수강할 수 있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인 ‘북스타트 부모교육 심화과정’으로 김은하 책과교육연구소 대표를 초청해 ‘우리 아이 언어 발달, 문해력이 답이다’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하반기에도 연령대별 독서방법과 도서 선정 방향, 독서력을 높이는 연계 활동 등 실효성 있는 독서지도 방법을 안내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찾아가는 독서프로그램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받고 원격수업이 많아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광양시가 시행하고 있는 갖가지 독서시책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중 ‘움직이는 작은 도서관’으로 불리는 그림책버스가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는데 버스는 도서 대출은 물론 동화구연 선생님이 함께 탑승해 책 읽어주기와 만들기 활동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는 도서관과 먼 거리에 있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장애인복지관 등 16개소를 선정하고, 지난 15일까지 총 142회를 방문해 1444명의 아이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희망도서관이 국비 공모사업으로 잇따라 3년째 운영하는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사업은 올해 광양읍 영웅지역아동센터의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독서와 체험활동을 병행해 어린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과 올바른 독서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희망도서관은 지역아동센터와 공동육아나눔터, 아이돌봄센터, 장애인복지관 등 독서 취약계층 기관을 대상으로 소속 아동들의 연령과 독서 정도에 적합한 추천도서 100~300권을 3개월 동안 대출해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비대면 시대를 겨냥한 온라인 독서 콘텐츠

광양시립도서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접촉 문화가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에 따라 대면 중심의 도서관 서비스를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시립도서관의 고민은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유튜브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독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영상 제작과 편집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거나, 도서관 사서들이 직접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코로나19 환경을 역으로 이용하는 비대면 독서문화 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도서관이 코로나19로 임시 휴관한 경우 네이버 밴드나 ZOOM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과 유튜브 등을 활용해 진행한 공연, SNS 챌린지, 독서 모임 등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은 강사와 참여자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도서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유아와 보호자가 언제 어디서든 책놀이와 독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모두의 책놀이 △아이와 함께 떠나는 그림책 여행 △뚝딱 그림책 요리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 70여 편을 제작해 제공한 사례는 지역 공공도서관 운영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희망도서관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모사업으로 가져온 디지털북 체험공간 조성을 국비 1800만원을 들여 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 반영할 계획이다.

디지털북 체험공간에는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키오스크와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는 태블릿 단말기 10대를 설치하고, 9월에는 이를 활용해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비대면 독서 서비스를 확대할 광양시는 독서문화에서 소외되는 아동이 없는지 살펴보고, 온라인과 기기로부터 취약한 계층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어린이가 편안해하는 독서공간

2018년 광양시 최초의 어린이 전용 도서관으로 문을 연 광양희망도서관은 친환경적이고 편안한 독서공간으로서 시민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요건을 다 갖췄다.

4만7천여 권의 어린이 도서를 구비하고, 연중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열리는 이곳은 광양시가 지향하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대변하는 공간인 동시에 도시의 이미지와 가치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읽고 놀고 체험하는 희망도서관’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도서관 전체가 독서와 문화를 체험하는 장소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구성해 어린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이 주목받는 이유다.

내부는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로 꾸며졌으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표지가 전면에 보이는 방식으로 도서를 진열하고, 서가는 바퀴를 달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희망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보면 개관 이후 지난 3년 동안 책문화축제, 그림책 공연, 희망별빛영화제 등 3천 9백 회의 프로그램이 열렸으며 11만7천 명의 어린이와 부모가 참여해 도서관을 즐겼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휴관과 재개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책보따리 배달 서비스 △나도 그림책 작가 △정호선 작가의 방 기획전시 △독서 홈스쿨 △희망문화놀이터 등 어린이의 일상에 즐거움과 위안을 제공하고 독서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기태 교육보육센터소장은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버렸고, 어린이들이 누구보다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책 속에서 어린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시책을 발굴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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