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면 죽림마을 주민들의 마을지도그리기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원예치유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 소일거리 제공

옥룡면 죽림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죽림마을공동체는 ‘우리 모두 다함께’라는 사업명으로 2021 전라남도 광양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됐다.

‘우리 모두 다함께’ 사업은 마을지도그리기를 통해 마을의 역사를 탐구하고 식물을 재료로 여러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마을지도그리기 프로그램은 매일 걷고 보는 일상적인 마을 속에서 문화역사자원을 발굴하기 위해 어르신들이 마을지킴이들과 함께 탐구하며 어르신들의 구전을 통해 더욱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준비했다.

새롭게 발굴되고 가치가 더해진 마을의 문화역사자원을 커다란 전지에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마을의 그림지도를 어르신들 스스로 완성해 주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예체험프로그램은 소영아 강사의 지도하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면서 주민 간 소통의 장을 제공해 친밀감과 심리적 안정감,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간이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던 어르신들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공동의 목적을 갖고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우울증 타파는 물론 심리 치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용환 죽림마을공동체 대표는 “어르신들이 각자 시간을 보내시다보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어 위축되곤 하는데, 한데 모여서 화합하다보니 생각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주민갈등해소 차원에서도 참 좋다”며 “정자 밑에 앉아서 수다 떠는 게 일상이었던 어르신들이 뭔가를 만들고 가꾸고 자신만의 목표를 이뤄낸다는 점에서 많이 즐거워하신다”고 말했다.

박정례 할머니는 “첫 번째 시간에 다육이를 심고 키우는 방법을 공부했는데 물을 주고 관심을 보였더니 벌써 많이 자라 기쁘다”며 “농사를 짓고 텃밭을 가꾸는 일과는 다른 재미가 있어 앞으로 공동체 활동에서 인연을 맺은 식물들을 잘 가꾸고 돌볼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도심 할머니는 “매일 우리끼리 밥 먹고, 이야기하고 시간 보내다 젊은 강사님이 오셔서 재밌는 소일거리도 만들어주시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하니까 참 좋다”며 “코로나19가 무서웠는데 지금은 백신 다 맞아서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덧붙였다.

광양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마을공동체 사업을 알게 된 옥룡면 죽림마을 주민들은 마을공동체 활동 조직을 위한 회의를 두 차례 진행하고 회계교육도 이수했다. 처음 도전하는 사업에 선정될거라 기대감도 없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니 만족도 최상이라고.

한상안 죽림마을 이장은“ 죽림마을회관이 새뜰사업으로 신축 공사 중이라 마땅한 장소가 없었는데 마을에 있는 ‘정씨재각’의 문을 열어주셔서 공동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죽림마을공동체는 건강하고 유익하게 1년 동안 프로그램을 잘 진행해 지속적으로 공동체사업을 꾸려갈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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