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마을공동체 네트워킹 프로그램 진행
마을활동가 30여명 모여 활발한 의견 공유

그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 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 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 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다른 것은 다른 것이다. 모든 의견은 동등하고 귀중하다. 마을 공동체의 성찰과 연대, 협력의 네트워크를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가치입니다” 문병교 행정안전부 주민자치 수석컨설턴트, 정부혁신 국민포럼 운영위원의 말이다.

지난 25일 오후 1시30분~5시30분까지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광양시 마을공동체 네트워킹 행사가 진행됐다.

광양시 투자일자리과와 광양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광양시 마을활동가 양성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현재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을활동가들의 단체 및 개인 소개 시간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병교 수석을 초청해 ‘마을공동체 활동의 성찰과 연대와 협력의 네트워크’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는데 청강형 수업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저마다가 느낀 감정과 가치관을 나누기 위해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마을활동가들은 저마다 펜을 잡고 문 수석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포스트잇에 적어 나갔다.
“1번 자신이 생각하는 마을활동가란? 2번 마을활동가의 필요성 3번 활동의 어려움 4번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을 적으시오”

이에 대해 마을활동가란 보조자, 매개체, 조력자, 동네상담소 등의 답변이 나왔고 마을활동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소통중재, 지속성, 마을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사람, 화목, 단합으로 삶의질을 높인다. 나와 내아이의 발전 등의 답변이 나왔다.

활동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소통, 시간, 서류, 경제적 지원, 공간, 인적네트워크 부족, 코로나19 등이 대두됐으며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희생과 봉사, 교육필요, 마을활동가끼리의 연대, 성찰 등이 제시됐다.

이후 시간에는 구자인 마을연구소일소공도협동조합소장의 ‘마을공동체운동의 철학과 과제’에 대한 초청강의가 이어졌다.

구자인 소장은 “마을일을 하다보면 교육, 문화, 복지, 심리상담 등 많은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의 능력으로 될 수 없다. 열 사람이 한 걸음씩 전진해서 같이 오래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도농복합도시인 광양은 아파트 중심의 도시형, 농촌형 마을공동체가 서로 연대해가며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이 안정되고 발전하면 수도권 집중 현상을 극복할 수 있기에, 나의 문제가 주변인의 문제라고 생각해 같이 접근하는 방식으로 마을활동가 역할을 이어나가길 바란다”며 “전문가, 공무원들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보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문서화해 정책도 제안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일들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여러 해 동안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초면인 활동가들이 서로 인사도 나누고 연락처도 교환하며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깊었다.

이정혜 채움소통아카데미 대표는 “광양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여러차례 네트워킹 행사를 주관해 여러 마을 이장님들, 다른 공동체 대표들과 소통하며 서로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조언해주면서 더 다양하고 발전된 공동체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런 자리가 정기적으로 개최돼 광양 전 지역의 공동체, 시민들이 서로를 알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회기 광양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은 “아파트, 다문화, 청년, 시니어, 자연마을 공동체 등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체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 가치를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웃, 마을과 지역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라면 마을활동가로서 자질이 충분하기에 언제든 누구든 편하게 공동체지원센터에 방문해 앞으로의 역할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자”고 강조했다.

한편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은 주민 간 긴밀한 관계 형성을 통해 주민공동체 의식 회복을 지향하고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문제를 발굴·해소하는 사업이다.

광양시는 △씨앗단계 무지개 다문화 공동체, 4478 이장들 등 32곳 △새싹단계 수시아마을공동체, 선샤인글로벌 문화교류회 등 9곳 등 41개 마을공동체가 2억18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마을지도 그리기, 마을자원조사, 마을계획 수립, 전통문화 이어가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