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시스템 없어, 지원금 온라인 충전 안 돼
방문 구매 불편, 카드 폐기 및 잔액 관리 어려워

#1. 중마동에 사는 A씨는 지난 8일 온라인으로 지급 중인 국가재난지원금을 광양사랑상품권으로 받기 위해 제로페이를 실행했다.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하면 소상공인들이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지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내린 결정이다. 제로페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후 지원금 받기를 클릭해 개인정보를 넣은 A. 돌아오는 답변은 전라남도 광양시는 제로페이 국민지원금 지급이 불가한 지역입니다였다.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소상공인을 위하려고 했던 A씨는 광양시에 전화 문의를 했지만 다음주에 읍면동사무소에 방문해 직접 수령하라는 대답을 듣고, 직장인인 탓에 시간을 내기 어려워 결국 신용카드 포인트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A씨는 여수에 사는 지인은 국가재난지원금을 섬섬여수페이로 신청, 휴대폰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해결했다는데 광양은 직접 수령하라니 너무 불편하다직장 때문에 평일에 시간 내기도 어렵고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비대면을 선호하는데 광양사랑상품권은 대면만을 고집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2. 광양읍에 사는 B씨는 매월 1일 오전 농협에 다녀온다. 바로 광양사랑상품권을 사기 위해서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광양사랑상품권을 구매해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 수고스러움을 자처하고 있는 것. 만족스러운 마음에 자랑하듯 지인들과 이야기하던 중 순천사랑상품권은 처음 구매할 때만 은행에 방문한 후, 매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한 마음까지 들었다.

B씨는 매월 시간을 쪼개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다 서류를 제출하고 창구에서 새 카드를 발급받아 쓰면서도 잔액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어 영수증을 받아 카드에 돌돌 말아놓고 다음번 결제할 때 참고해 가면서 썼다. 다 쓰고 나면 하나하나 가위로 잘라 버리고 몇백 원이라도 남으면 농협카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카드 한 장 한 장 환불 신청을 하는 등 번거로웠지만 아낄 수 있다는 마음에 뿌듯했다모바일 플랫폼이 구축된 타지역 상품권들은 몇 번의 터치로 충전과 잔액 관리 등이 다 된다니 그동안 나의 노력은 무엇인지, 이렇게까지 짠 내 나게 산 내가 안쓰럽기까지 했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 도입으로 편의성 높여야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광양사랑상품권’, 높아진 인기만큼 사용 편의를 위해 개선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재난지원금으로 광양사랑상품권이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 내년도 예산도 증액해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인 만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성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광양사랑상품권은 현재 충전형 선불카드로, NH농협은행광양시지부와 농협은행광양시청출장소, 지역단위 농협 등 27개소 은행 창구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두 차례 광양시가 전 시민들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도 공무원과 봉사자들이 대거 동원돼 현장 곳곳에 상주하며 대면을 통해 본인확인 과정을 거쳐 여러 장의 카드로 지급됐다.

이를 두고 한 시민 “4차 산업 시대에 휴대폰 하나면 주민등록등본도 발급되는 마당에 이게 무슨 수고냐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카드 발급 비용은 또 얼마나 될 것이며, 한번 쓰고 나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폐기물처리비용도 발생하는데 왜 계속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시대에 뒤처진 광양시 행정에 불편을 토로했다.

또 한 소상공인은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수수료가 없고 카드를 주고받는 불편함이나 위험이 없이 손님이 QR코드로 결제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 손님들도 많이 애용하고, 주변 상인들도 편리하다는 입소문에 가맹점도 늘고 있다처음에는 제로페이가 낯설었지만 몇 번 써보니 매번 받아서 긁고 영수증도 발급해줘야 하는 광양사랑상품권에 비해 오히려 손님 응대 시간이 줄어 다른 지역 상품권처럼 광양사랑상품권도 제로페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드발급비용은 농협에서 부담하며 이를 받는 소상공인들은 농협 체크카드와 동일하게 0.5~1.5%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초기에는 소상공인과 시민들이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편의를 위해 충전식 선불카드로 발행했다최근 들어 광양사랑상품권 구매와 사용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시민이나 소상공인들에게 많이 상용화가 된 만큼 내년부터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모바일형과 카드형 두 가지 발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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