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익!”
대기 속에 남은 차가운 한겨울의 으쓱함을 깨우듯 힘찬 호르라기가 소리가 울리자 우람한 고교생들이 먹이를 포착한 들개들처럼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백운기 전국 고교생 축구대회가 광양시 마동근린공원에서 봄이 오는 길목인 2월말과 3월 초에 걸쳐 진행하곤 한다. 겨우내 혹한을 이겨내고 갈고 닦은 실력은 맘껏 발휘하려는 선수들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와 같이 전국 축구대회를 매년 맨 처음으로 문을 여는 마동근린체육공원은 중마동 북쪽 가야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1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103000규모에 축구장 2면과 게이트볼장 2, 농구장 1, 인라인스케이트장 1면 등을 갖추고 지난 20093월에 준공하여 일반 시민들의 품안에 안겼다.

FIFA에서 인증받은 국제규격의 축구장. 제1경기장과 제2경기장으로 구분 돼 있다.
FIFA에서 인증받은 국제규격의 축구장. 제1경기장과 제2경기장으로 구분 돼 있다.

축구장 하나는 FIFA의 공식 인증을 받아 국제 경기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 수경공간과 분수, 중앙광장, 산책로, 어린이 놀이터 등 시민 휴게시설이 갖추어져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편의성이 돋보이는 곳이다. 특히 자연 지형을 활용하지 않고 도심 속에 조성된 공원 중에서는 수도권을 포함해서 전국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이다.

체육공원 인근에는 중마노르웨이숲, 대광로제비앙1, 송보파인빌뷰1차 아파트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 약 2500여 세대가 자리하고 있고, 중마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미가로 골프연습장이 있어서 그 효용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분수개로 사는 물놀이길
분수개로 사는 물놀이길

체육공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은 사방으로 열려 있다. 그 중 주차장은 공원 서편에 위치하고 있어 사람들의 이동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 주차장 입구가 중마로를 가로질러 미가로 골프연습장으로 통하는 육교 옆에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듬성듬성 나무들이 심어진 녹지대가 있고, 곧바로 수경공간과 분수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로 이어진다. 수경공간에는 널따랗게 연못처럼 파고 돌덩이로 바닥과 축대를 쌓고, 가운데에 원형 분수 시설을 설치했다.

연못은 물이 담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놀이터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 500m 남짓 되는 길이로 수로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물고임 공간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니까 북쪽 물항아리 분수대에서 물이 쏟아지면 구불구불 수로를 따라 이곳 연못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한 여름 아이들이 노는 곳으로 이만한 곳이 없어요. 아이들은 누구나 물을 좋아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 공간을 참 잘 만들어 놨다고 생각해요.”

손녀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할머니 한 분이 한 말씀 도와주신다.
자주 나오시나 봐요?”
우린 사시사철 나와요. 공기 좋고 경치 좋으니 언제 나와도 좋아요. 특히 우리 손녀가 더 좋아한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어린이들이 놀만한 놀이 기구들도 아담하게 잘 가꾸어 놓았다.

어린이 놀이터에는 큼직한 오색통으로 연결된 미끄럼틀이 있고, 그 옆에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있다. 여느 스케이트장과는 달리 스케이트장 코스 안에 스케이트로 공중묘기를 부릴 수 있는 활강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담력과 묘기를 즐겨하는 청소년들이 매우 좋아할 것만 같다. 그 곁에 그늘막 건물이 제법 넓게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 놀이터와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놀다 지치면 함께 와서 늘어지게 휴식을 취하다가 새롭게 얻은 힘으로 맘껏 뛰어놀도록 한 배려가 아닐런지.

인라인스케이트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군데군데 야외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어 걷는 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까지 겸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가 참 가깝게 다가온다.

중마노르웨이숲 아파트를 눈 아래 두고 걷다보면 무궁화동산이 나온다. 이 무궁화동산에는 무궁화 꽃의 종류에 따라 배달계’ 2, ‘아사달계’ 1, ‘단심계’ 4종 등 총 14종을 심어놓고 나라의 꽃을 주민들에게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그 곁 기다란 단층짜리 건물 두 동이 우보실내게이트1코트와 2코트이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특별히 건물을 지어 어느 때라도 실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게이트볼 경기장 앞마당이 실외 농구장이다. 산책로를 벗어나 농구장을 거치면 농구장 옆에 오름돌계단길이 있다. 돌계단의 축조방식이 좀 독특하다. 가로 세로 30cm쯤 되는 대충 다듬은 사각기둥을 가로줄로 10개씩 박아 계단을 만들었다. 그래서 노면이 들쑥날쑥이지만 오히려 곁의 돌무덤 축대라든가 수목들과 더 어울리는 형상이 인상적이다.

무궁화동산
무궁화동산

돌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FIFA에서 인증받은 메인 축구장이다. 서편 주차장 쪽에 그늘막을 설치한 건물이 있는데, 축구장 출입구를 겸한 내빈 관람석 시설이 있다. 그 연장선 상에 일반 관람석이 있고, 그 외 동쪽과 남쪽, 북쪽은 철제 울타리 가로막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관중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로는 부적절한 감을 갖게 한다.

메인 축구장 앞 광장이랄 수 있는 곳에 커다란 돌기둥이 하나 서 있고, ‘화합도전이라고 한자로 새겨져 있다. 골약면 체육회 기념비이다. 예전 골약면 청년들의 모임인 여명회1971년부터 면민체육대회를 해마다 개최해 왔는데, 1988년 이후 광양시가 광양시체육대회로 승계 발전하게 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기념비이다.

조금 더 걸어가면 제2축구장이 나온다. 여기는 메인 축구장과 같은 부속 시설은 없고 단지 한쪽에 관람석 벤치가 놓여 있고, 철제 울타리로 둘러져 있다. 축구장 바닥의 푸른 잔디가 유난히도 선명하고 반짝거리는 것이 반갑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아담한 정자들이 놓여 있다. 쉬엄쉬엄 산책하라는 뜻일 게다.

·사진=박행신 광양문화연구회원
※이 글은 2020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비를 지원받은 연구보고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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