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새로운 전시 ‘태양에서 떠나올 때’ 가 시작된다. 전시 제목인 ‘태양에서 떠나올 때’는 오지호 작가가 1946년 「신 세대」 창간호에 실은 글에서 발췌한 문구로, 빛이 태양을 떠나 물체에 눈에 들어와 색채가 되는 순간을 표현한 것 이다.

한국 근현대 거장 14명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근현대시기부터 동시대까지의 미술사 흐름을 광범위하 게 탐색하고, 색채가 시각예술로 구현 되어온 과정을 회화, 조각, 설치 등 다 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살펴볼 수 있다 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오지호, 임직순, 고화흠, 윤재우, 양 수아 등 20세기 초반 전남 미술사의 큰 축을 형성해온 작가들의 작품과 20세 기 중반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인 송필 용, 이수경, 정정주, 손봉채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변연미 △다시숲, 2021(캔버스에 아크릴및 혼합재료, 227x181)
변연미 △다시숲, 2021(캔버스에 아크릴및 혼합재료, 227x181)

‘숲의 화가’라고 불리는 변연미는 추 계예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1994 년 프랑스로 건너가 17년간 거주하며 숲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쳤 다. 숲 그리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원초 적인 힘과 경외감, 생명력에 대해 생생 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녀는 원래 비구상 회화를 주로 그렸으나 자주 산 책하던 뱅센느 숲이 태풍으로 인해 황 폐해진 모습을 본 이후부터 숲을 그리 기 시작했다. 원래의 자연을 찾기 위한 작업으로 태초의 자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 숲을 모티브로 삼은 그의 작품은 커피 가루를 혼합해 나무 의 질감을 표현하고 모래, 먹물 등 다양 한 재료를 활용해 숲의 모습을 입체적 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다시숲’ 시 리즈 5 작품은 캔버스 위에 아크릴과 커피가루 등의 혼합재료를 사용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인 숲을 캔버스에 담았다.

우제길 △Rhythm78-5Y, 1978(캔버스에 유채, 162.2x130.3)
우제길 △Rhythm78-5Y, 1978(캔버스에 유채, 162.2x130.3)

우제길은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 어나 4살이 되던 해 광양으로 왔다. 이 국인이 아니면서 이국인의 이질감을 받았던 그는 자신을 쏟아부을 수 있는 자유의 통로를 그림으로 찾게 됐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추상화를 시작으로 60년에 이르면서 작품에 창조적 분출 력과 실험정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과 평면이 주조를 이루며 색의 배치 를 배려하는 작품을 통해 유연성과 볼 륨감을 주고 운성을 통한 추상과 구상 작업의 특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70년대에는 빛을 통해 기하학적 무 늬와 리듬, 운동감이 두드러지는 작업 으로 이때부터 빛의 우제길이라는 작 품으로 등장했다. 그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빛줄기라는 구상적 요소로 돼 있음을 알게되고 구상이면서 비구 상적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 우제길 작 품의 묘미다.
그는 1960년대 중후반을 넘어서면 서 본격적으로 선과 면, 색같은 조형 요소에 의한 화면 구성을 시도한다.

‘Rhythm(리듬)’이라는 단어가 쓰인 작 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은 빛과 리듬이라는 추상적인 테마를 시각화하 고자 했다. 이 시기의 그는 ‘상모놀이의 하얀 선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고 싶었 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처럼 머리에 달 린 흰 끈이 움직이는 듯한 율동감이 반짝이는 색채와 함께 표현됐다.
이후 우제길의 작품은 1990년대로 가면서 검은색을 많이 띄게 되는데 후 에 그는 베트남전 참전 등의 경험을 회고하며 ‘그때는 어둠뿐이었다’고 술회 했다.
 제공=전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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