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엄마들이 모여 학교 밖 청소년을 품다
다양한 체험, 교육 기회 제공으로 꿈과 희망을

그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 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 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 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마을 안에서 동네에 있는 아이들을 다독여 보고자 광양 엄마들이 모였다.”

 

우리 함께 행복 만들기라는 주제로 2021년 전라남도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디딤돌1995년 결성된 학원 운영자 부부 모임 회원들로 구성된 공동체다.

디딤돌이란 단체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지금은 교육업을 비롯해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디딤돌 회원 여성 12명은 25년 넘게 친목 모임을 유지해오며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특히 이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 관심을 갖고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 청소년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교 밖 청소년 하면 문제아, 비행청소년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 학교 밖 청소년은 오히려 발달이 뒤처지거나 왕따,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해 학교를 거부하게 된 소심하고 상처받은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이 학교를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사회는 아이들에게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낙인찍고 아이들을 위축시킨다. 때문에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수희 대표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이 아이들에게 체험, 교육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틀을 마련코자 한다.

디딤돌 구성원 중 한명인 김미라 광양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을 통해 광양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과 협약을 맺고, 그룹홈 아이들과 더불어 지역에 위치한 문화시설(천문대, 힐링아로마센터, 피자만들기, 도립미술관, 장미공원)을 탐방하고, 요리, 미술 등 문화체험 기회를 매월 1-2회 정도 마련했다.

25년 친분으로 이미 가족과도 같은 디딤돌 회원들은 말하지 않아도 척척 기획, 실무, 서류작성, 홍보 등 일을 나눠 맡아 많은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데도 부담이 없어 어떤 일이든 자신있게 도전할 수 있다고.

박 대표는 아이들이 공부 외에 어떤 재능이 있는지 몰라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집안에만 갇혀 지내던 학교 밖 청소년들과 그룹홈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한다요리 체험 후 요리사가 되겠다는 친구, 지적 발달이 또래보다 늦어 학습에 뒤쳐졌지만 미술 체험 후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깨달아 관련 직업을 탐색하는 친구들을 보며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모든 활동들의 전제 조건은 행복이다. 디딤돌 회원들은 매번 아이들에게 이러한 활동을 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좋다고 안내한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누구나 하나의 재능은 있다고 믿는 디딤돌 회원들은 올 가을쯤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해 아이들에게 또 한번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꿈을 위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 19로 인해 지금은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이들이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며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해야할 가장 큰 일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김보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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