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토요일은 가족봉사 하는 날’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라난 가족봉사 정신
코로나19 속에서도 다양한 활동 펼쳐 눈길

나는 당신이 어떤 운명으로 살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은 어떻게 봉사할지 찾고 발견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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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슈바이처

자원봉사란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로 정의돼있다.

일면식도 없었던 이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아무런 대가없이 제공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가족봉사단으로 이뤄진 토토봉(토요일 토요일은 가족봉사 하는 날)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8년 광양시건강가정다문화센터에서 설립된 토토봉은 가입된 가족만 120여 가족으로 함께 봉사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키우고 지역사회에 나눔의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생성됐다. 길게는 10여년, 짧게는 1년 각각 단원으로 참여한 시간은 다르지만 봉사에 대한 열정만큼은 진심인 이들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그냥 막연히 즐겁다. 코로나19가 심해져 봉사를 할 수 없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가 더 힘들었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온 가족이 모여 봉사할 때가 제일 즐겁다는 토토봉봉사단의 표정에‘서행 복’이 묻어난다.
온 가족이 모여 봉사할 때가 제일 즐겁다는 토토봉봉사단의 표정에‘서행 복’이 묻어난다.

이런 단원들의 마음에 보답하려는 듯 정충환 단장을 중심으로 홍희정 대장, 진주연 대장 등 토토봉 운영진들은 월 1회 운영회의를 진행하며 해마다 어떻게 하면 보람 있고 재밌는 가족봉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평일엔 각자의 위치에 충실 하느라 주말은 쉬고 싶을 법도 한데 봉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엔 해맑은 웃음이 묻어난다.

코로나19 속 어려워진 봉사활동
대면 활동에서 비대면 활동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자원봉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초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자원봉사자 수는 지난해 대비 약 53% 감소했으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가 강화돼 모임 인원에 제한이 생기고 시설폐쇄, 방문 금지 등 기관을 방문해 봉사할 기회가 줄어든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 지역의 모습도 별반 다를게 없었다.

주기적으로 봉사하던 요양원 방문이 어려워지며 갈 곳을 잃어 힘들고 지친 날들을 보냈다는 진주연 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꾸준히 방문하던 곳인 중마사랑요양원 출입이 지난해부턴 불가해 너무 힘들었다어르신들이 잘 지내는지 소식도 궁금하고 봉사를 할 수 없다는 게 그저 막막했다고 말했다.

진 대장과 비슷한 마음이었던 단원들은 고민 끝에 올해는 대면 활동 대신, 다양한 비대면 활동을 펼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 결과 단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만든 딸기청을 이웃과 나누고, 유기견·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해 청소하는가 하면 우유팩을 모아 주민센터에서 종량제봉투로 교환해 아동 관련 시설과 저소득층에 전달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또 우유팩 환경봉사의 연장선으로 지난 10월과 11월에는 플로깅 환경봉사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살고있는 마을을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고 가족의 건강도 챙기는 등 훈훈한 한 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농산물 후원 물품을 배송하는 전달봉사와 일손이 부족한 읍면동을 방문해 함께 감을 따고 가족센터 행사 시 운영지원, 신입 봉사자 교육을 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덕분에챌린지로 감동 선사

올 한해 토토봉 가족봉사단이 진행한 봉사활동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역시 #덕분에챌린지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을 시민들의 우울감을 걱정됐던 이들은 지난 8#덕분에챌린지를 진행하며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에게 사연을 받아 추첨을 통해 9가족을 선정, 사연자의 가족에게 간식 꾸러미(아이스커피, 마들렌)를 전달했으며 주말도 잊고 최전방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의료진에게도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자 광양읍보건소, 중마보건지소에 직접 만든 아이스커피와 마들렌을 여러분의 헌신 덕분입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전달해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특히 이날 전달된 아이스커피와 마들렌은 이틀에 거쳐 300인분을 만들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음료 제작에 참여한 한 단원은 의료진분들이 힘든 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렇게나마 도와줄 수 있어 뿌듯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아울러 지난달에는 #덕분에챌린지 2차를 진행하며 직접만든 드립백 500개와 오란다 400개를 보건소와 경찰서, 소방서에 전달했다.

홍희정 대장은 보건소에서 잊지않고 또 찾아와 고맙다는 답변을 받았을 때는 우리의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아 울컥하기도 했다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됐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 단원들과 함게 앞으로 더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토토봉 가족봉사단은 상시모집으로 광양에 거주하며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797-6895) 또는 네이버 밴드 토토봉 가족봉사단으로 문의하면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이는 언제든 토토봉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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