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관 (사)그린스타트 광양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동호 안 붕괴 이후 우리는“ 포스코를 신뢰할 수 없다”고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도 포스코가 하는 사업에 대해선 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포스코로 인해 생기는 경제적인 가치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청정지역인 광양만이 전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낙인된 것은 환경이 조금 나빠졌다고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는 논리, 환경이 조금 파괴되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가 더 중요하다는 기득권층의 주장 때문이다.

동호제방 붕괴이후 환경단체들은 안정화 조치 이후 기업을 유치하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나 경제 활성화라는 논리에 부딪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허가를 득해 사업이 진행 중인 합성 천연가스 공장(SNG사업)이 동호안내에서 진행 중에 있고, 니켈 제련소인 SNNC가 2공장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모두 공해시설임에도 반대의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시민들은 침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포스코켐텍에서 콜타르를 정제해 전극 봉 원료를 만들어 내겠다고 화학공장 계획서를 광양시에 접수했다.

이십여 년 전 시는 OCI(구 동양제철화학)가 어떤 공장인지도 잘모른 채 허가를 내 주었다. 시민들은 수십 년간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으며, 그로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포스코가 OCI가 하고 있는 사업을 직접 하겠다고 동호안내에 화학 공장을 건설을 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인 가치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환경적 가치를 포기한다면 머지않아 태인동에 OCI를 허가하고 후회했던 수십년 전의 실수를 또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다.

동호안내에 포스코가 계획하고 있는 화학 공장을 우리 세대에 막아내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에게 우리는 무능력한 선배나 조상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쩌다 태인동에 들어서면 숨을 쉬기조차 싫을 정도로 공기가 좋지 않다.

많은 공장들이 밀집해있고 차량통행이 많아서 일수도 있지만 OCI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해오염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할 것이다. 그곳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증언들을 통해서도 OCI가 공해업체라는 것은 증명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포스코켐텍의 OCI와 다른 설비로 인체에 해가 전혀 없는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주장은 OCI가 처음 들어설
때의 주장과 흡사하다.

이제 우리는 포스코의 거짓 선전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고 우리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 제철소에서 발생한 수익을 직원들과 광양시에 환원하지 않고 자회사 늘리기와 해외 공장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포스코를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시민들의 자존심과 생존권을 걸고서라도 동호안내에 건설 계획 중인 화학공장,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콜타르 정제 공장유치를 막아야 할 것이다. 환경 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내고 투쟁을 하면 이를 비난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환경단체 들을 신뢰 못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알지만, 시민의 환경ㆍ생존권은 어느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 시민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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