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교육시설 활용…다양한 체험 기회 제공
세차, 바리스타, 제과·제빵 등 직업교육 통해
직업 선택 폭 확대하며 실전 대비 교육 진행

“햇살학교의 터전은 학생 여러분이 주인이다. 마음껏 즐기며 더 멋진 모습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모두의 삶이 빛나는 따뜻한 학교’를 이뤄나가겠다”

지난달 2일 조남준 교장이 입학식에서 전한 환영사의 일부다. 광양햇살학교는 ‘모두의 삶이 빛나는 따뜻한 학교’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생 개개인에 맞춘교육과정 운영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 살아가도록 다양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설 또한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과 놀이 치료시설을 모두 갖췄고, 초등학교부터 전공과까지 모두 구성된 만큼수준 높은 진로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진로‧직업교육관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미디어교육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인터랙티브 액션플로어 등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최첨단 교육시설을 갖췄다.

지난 20일 열린‘ 어울림 한마당’에 참여한 학생들이 VR 활용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햇살학교가 계획,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 중 특히 돋보이는 건 최첨단 교육시설을 활용한 ‘디지털 미래교육’과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환경교육’, ‘맞춤형 직업 과정’이다.

최첨단 교육시설을 통해 아이들이 디지털 격차 없이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가상스포츠교실 △미디어교육실을 구축해 체험 기회가 제한적인 학생들에게 가상현실을 통한 진로체험을 제공하고 안전한 여가 및 건강증진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가상 스포츠실에서는 축구, 티볼, 볼링, 골프, 달리기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이 가능하고 미디어교육실에서는 가상직업체험, 햇살드림실에서는 면접에서 취업까지 필요한 전체적인 이미지 메이킹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지연 선생님은 “샴푸, 손톱 정리 등 비장애 학생들에겐 당연한 것들을 장애 학생들은 학습을 통해 배워가야 한다. 아이들은 햇살드림실에서 자신을 가꾸는 법을 배우고 면접에 필요한 의상을 입어보는 등 취업 준비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그림도 그리고 공부하는 시간이 즐겁고 학교에 오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라며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제과‧제빵, 바리스타, 컴퓨터, 세차, 세탁 등 다양한 직업 분야의 교육을 제공해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교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중인 전공과 학생은 “커피와 음료를 만드는 일이 너무 재밌어요. 커피 내릴 때 나는 냄새도 좋고, 내가 만든 음료를 맛있게 드셔주실 때뿌듯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고유진 교무부장은 “우리 아이들은 장애로 인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실제 경험은 못 해도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디지털 교육 시설을 마련했다”며 “실전에 나가기 전 먼저 경험이 이뤄진다면 아이들의 성취감 또한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같이’의‘ 가치’…지역주민과 함께
장애 학생들에게 또 그들의 부모에게 거주 지역 내 ‘특수학교’ 설립은 아마 꿈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학교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사람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지만, 햇살학교는 지역주민들의 환영 속에 큰 어려움 없이 옛 옥룡중학교 부지에 세워졌다.

이에 햇살학교는 인근 마을 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도록 주민 복합시설과 학교 공간혁신을 통해 ‘마을교육 공동체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운동장과 강당, 카페 등 체육‧편의시설을 주민들에게 공유하고 마을사랑방인 햇살방을 설치해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 상생하고 있다. 아이들의 활동을 돕는 자원봉사자 17명중 10명이 지역주민이라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학교는 시설 공유뿐만 아니라 △마을꾸미기 △교실 텃밭 만들기 △우리 마을 자연환경 관찰하기 △재활용품 화분 만들기 △마을 주민 초청 원예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생태환경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친구야, 손잡고 함께 가자”
지난 20일 햇살학교는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어울림 한마당’을 열었다.
‘어울림 한마당’은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과 연계해 “친구야, 손잡고 함께 가자”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입학 후 처음 개최된 학생축제이기에 더욱 의미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는 사물놀이, 음악앨범 만들기, 드론 체험 등을 통해 장애학생들의 문화·예술적 꿈과 끼를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뮤지컬, 팝페라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등을 선보여 큰 호응 속에 마무리 됐다.

조남준 교장은 “오늘 행사를 기점으로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침체했던 학교교육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문화·예술 참여와 체험의 기회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행사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한 전공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처음 해보는 프로그램이 많아 재밌었어요”라며 “특히 VR 체험은 정말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신기했고, 공연도 신나고 즐거웠어요”라고 밝게 웃었다.

한편 광양햇살학교는 그동안 특수학교가 없어 불편을 겪던 지역 내 장애 학생들이 가정과 가까운 학교에서 최상의 선진적 교육서비스를 받아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광양지역의 장애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게 하는 ‘장애학생 교육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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