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100세 봉강면 김상근 조합원 상수연 축하
허순구 조합장 “농협 함께 일군 분들 잊혀져선 안 돼”

광양농협(조합장 허순구)이 봉강면 명암마을에 거주하는 김상근 조합원을 찾아 100세 생신을 축하하고 그간 농업과 농협 발전 기여해 온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 화제다.

허순구 조합장을 비롯한 광양농협 임직원들은 지난 5일 김 조합원의 생일에 맞춰 정성스럽게 준비한 기념품, 꽃목걸이, 마스크와 함께 보행보조기를 전달했다. 특히 가족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함께 100세 생신을 축하하면서 뜻깊은 의미를 더했다.

김 조합원은 1960년대에 시설원예 오이 농사를 시작해 3년 전까지 벼농사를 짓는 등 활발한 영농활동을 이어온 원로 농업인으로 꼽힌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소식 등 건강한 식습관,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김 조합원의 배우자 서임덕(93) 씨는광양농협에서 이렇게 생일 축하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이제는 농사를 짓기 어렵고 거동이 힘들어 농협을 자주 이용할 수 없지만 평생을 함께 해 온 광양농협에 대한 애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같은 행복나눔 봉사활동은 허순구 조합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던 허 조합장이 취임 후 문득 예전엔 농협을 자주 찾던 조합원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것을 마음에 뒀던 까닭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동이 불편한 이유일 것이란 걸 눈치채는 건 어렵지 않았다.

광양농협 이노영 과장은 지난해 초 어느 날 조합장님이 고령의 조합원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사업을 제안했다면서 오늘 이처럼 광양농협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농협이나 농민 모두 어렵던 시절, 보리를 팔고 쌀을 팔아 출자한 초기 조합원의 헌신과

노력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 처음 시행했다. 이들 고령의 조합원들 중에는 홀로 사시는 분들도 계시고 자식들이 먼 곳에 생활하기 때문에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분들도 많아 반응이 아주 뜨겁다면서 무엇보다 말벗도 해드리고 우리농협 소식도 전해드리면 매우 흡족해 하신다고 말했다.

현재 광양농협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어르신 조합원 생신상 차려드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900여명이 넘는 어르신 조합원들이 광양농협과 함께 생일상을 받았다. 올해는 1천여명에 이를 것이란 게 광양농협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봉사를 통해 봉사참여자들에게 좋은 기운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홍례 서북마을 영농회장은 어르신 조합원 생신상 차려드리기 봉사에 참여하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주시고 얼굴에 웃음을 매달 때마다 제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생신 기념품으로 미역이랑 국거리와 함께 광양지역 청년농부들이 생산하는 꽃다발을 갖다 드리고 있다일테면 축하선물도 하고 지역농민도 도울 수 있는 일거양득인 셈인데 어르신들이 언제 우리가 꽃을 받아본 적이 있겠느냐며 매우 흡족해 하시는데 여간 흐뭇한 게 아니다고 전했다.

허순구 조합장은 내내 농협에 근무하면서 초창기 광양농협을 살린 어르신 조합원들이 농협 가족에게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런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 어르신 조합원 생신상 차려드리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농협은 80세 이상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령 조합원의 비중이 높다면서 비록 지금은 활발한 경제활동은 어렵지만 여전히 우리농협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광양농협을 있게 해주신 원로 조합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드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예전 어려운 농협을 함께 일구신 분인데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된다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농업인의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농협에서는 지난해부터 농협 발전에 이바지한 원로 조합원의 복지증진과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행복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대학 총동문회원과 직원들로 이뤄진 행복나눔 봉사단이 생신을 맞은 80세 이상 원로 조합원의 집을 찾아 기념품을 전달하고 말벗도 되어드리는 등 봉사활동을 펼쳐 고령의 농업인들로부터 자식보다 낫다는, 기분 좋은 우스갯소리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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