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단은 “교육보국의 정신아래 자주인, 도덕인, 창의인을 육성한다”는 건학이념 아래 자주인, 도덕인, 창의인이라는 인간상을 추구하고 있다. 교육재단은 선진 교육 모범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사회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그리하여 1998년부터 ‘환경파괴, 안전불감증, 잘못된 장묘문화, 성비 불균형, 지역감정’ 등을 5대 사회과제로 정하고 학교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면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교육용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산하 12개 학교가 4월과 10월 둘째 주 수요일을 '5대 사회과제 캠페인 날'로 정하고 자체 교육과 사회 계몽 활동으 로 확대해나갔다. 이러한 시도는 성패를 떠나 단순한 지식 위주 학습이나 입시 교육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을 위해 깊은 고민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교육재단은 2013년 9월 ‘글로벌 일류 시민을 양성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 포하였다. 이러한 비전은 지식위주의 교육을 넘 어, 교육의 근본인 인성교육을 제대로 구현하 기 위함이다.

세계적인 명문학교를 벤치마킹하여 5대 기본 교육목표로 ‘지성, 인성, 시민의식 (Citizenship), 스포츠, 문화·예술’을 선정하고 여기에 교육재단 전체가 지향하는 △창의 △적성·진로 2대 중점 관리 목표를 추가한 7대 교육 목표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각 학교별 비전으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슬기 롭고 바르게 자라나는 행복한 배움의 터전’, 중학교는 ‘개인의 적성과 꿈을 키우는 행복한 성장의 터전’, 고등학교는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하는 행복한 도약의 터전’으로 정했다. 학교 급별 교육목표는 초등학교의 경우 창의, 인성, 중학교는 지성, 인성, 적성·진로, 문화 예술, 고등학교는 지성, 적성·진로, 스포츠, 세계시민의식 등의 비전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앞서 말한 재단과 학교급별 비전 등이 결코 헛된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해외 문화탐방, 선진사학 견학, 국외 교사연수, 러시아 수학교수 초청, 원어민 2명 배치, IB 프로 그램 도입 등등 100% 성공은 아니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 광양제철고등학교
광양제철고(교장 강범식)를 잘 모르는 이들은 “공고냐?”고 묻거나 축구를 잘하는 학교 정도로 안다. 물론 전 국가대표선수이며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는 지동원(31세) 선수가 이 학교 출신이다. 

광양제철고는 현재 전남 유일의 자립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현재는 자율형 사립고)이다. 1986년 개교하여 2020년 33회까지 약 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전주 상산고와 함께 호남 사학 명문으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의 출연금 축소에 따라 재정적 압박을 받으며 자사고에서 일반 사립고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학부모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출연금 규모가 올해 120억원(2012년 385억원에 비해 1/3 수준)이고, 내년에는 40% 넘게 추가로 삭감될 예정이다. 법인에서는 정부 방침에 따라 2025년 일반사립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광양제철고등학교는 지리적으로 전남의 동쪽 끝자락에 있어, 섬진강 다리를 건너면 바로 경남이다. 경남에는 자사고가 없어 진주, 하동, 창원, 김해 지역 등 경남 상위그룹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올해 756명 재학생 중 출신 중학교별 숫자를 보면 이런 특성을 쉽게 알 수 있다. (광양 제철중 339명, 광양 97명, 전남 32명, 광주 32명, 창원 90명, 경남 71명)

개교는 1986학년도에 했지만, 다음 해까지 중학교의 일부 교실을 사용했다. 인문계 1학급 40명(남녀 공학)의 첫 신입생을 모집했으나 학생은 17명에 불과했다. 추가 모집 7명까지 포함해 총 24명으로 입학식을 갖고 초대 김진 교장(중학교 겸임)이 부임하였다.

1988년 1월 준공된 광양제철고등학교는 초현대식 건물로 당시로서는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자동문이 달린 중앙 현관, 좌변기가 있는 화장실, 완벽한 냉 난방, 일반교실보다 더 많은 특별실이 갖추어져 있어 신입 교사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하였다.

이후 전교생이 자신의 좌석에서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열람실을 갖추고 전문 사서가 관리하는 50,000권의 장서를 구비한 대규모 도서관이 있다. 특히 2011년 기숙사 청암학사를 준공하여 재도약의 발판을 다진다.

2001년 자매학교인 포항제철고등학교와 함께 국내 최초로 자사고 시범학교로 지정을 받았다. 당시 전국적으로 민족사관고, 해운대고, 현대 청운고, 상산고를 포함하여 총 6개교뿐이었다. 이로써 입학과 홍보 업무를 전담하는 입학사정관을 두고 전국에서 인재들을 선발하여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과 수월성 교육프로그램 운영하였다. 2019년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평가를 통과하고, 2024년까지 자사고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한반도 남단 지방 소도시에서 명문고로서 성장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학교의 모태가 되는 포스코의 안정적 재정 지원과 더불어 교사들의 교육전문가로서 자질 함양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사제동행(師弟同行)을 구호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함께 한 헌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들의 경우 안타깝게도 과로사로 보이는 사망자가 자주 발생했다.

교장선생님과 인터뷰는 사전약속에도 불구하고 30분으로 한정되었다. ‘참 일꾼’이라는 명패가 그의 복무 자세를 말해주는 듯했다. 인문계 고등학교 교장실에서 흔하게 보이는 ‘S·K·Y 대 입 현황표’는 안 보여 그의 교육철학이 더욱 궁금해졌다.

그는 사립학교의 내부 승진이라는 불문율을 깨고 공모 교장으로 2018년 2학기에 부 임했다. 이미 경기도에서 혁신학교 공모 교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자타가 인정한 ‘혁신교장’ 이다. 그는 경기도 호평중학교 재직 중 “힘들지만 즐겁다”는 교사들의 반응에 혁신학교에 대한 신념이 더욱 강해졌다. 부임하자마자 학교 실태 조사를 한 다음 구성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 가고 있었다. 

우선 학교토론 문화 활성화를 위해 교무회의를 민주적으로 운영하여 교장의 일방적 지시보다 다수의견을 존중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50점에 불과하자, 조리종사원 전체를 교장실에 모셔서 그분들 말씀을 먼저 들었다. 그랬더니 “교장실에 처음 들어와 본다.”며 눈물을 쏟았다. 교장은 그분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회식을 하였다. 그 후 한 학기 뒤 재조사하니 급식 만족도 가 85점으로 개선되었다. 

그가 학교 정규 교육과정 외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미래대학’ 운영이다. 고등학생이지만 철학, 인권, 역사, 심리, 글쓰기, 환경, 예술, AI 등 인문적 소양을 갖출 때 공부의 의미와 자신의 진로를 연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매점 운영도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 ‘한빛사회적협동조합’을 내걸고 학생들도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경영을 배우는 한편 수익은 분배하지 않고 장학금 지급이나 관내 중학생 돕기에 사용하였다. 그의 학교 자랑과 달변은 바쁜 일정으로 중간에서 멈춰야 했다.

3) 광양제철중학교
광양제철중학교(교장 김형기)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점은 신입생 1명과 9명의 교사로 1985년 3월 5일 개교식을 하고 1986년 2월 졸업생 5명으로 첫 졸업식을 한 점이다.

학교 운영은 시작 되었으나 건물은 아직 준공되지 않아 광양제철 초등학교 교실 5실을 빌려야 했다. 개교 후 조영현 교감이 직무대행을 하다가 12월 김진 포항제 철고등학교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해 광양제철중․고등학교 초대 겸임 교장으로 취임하였다.

듬해 10월 중학교 건물이 준공하였고 1986년 3월에는 재적수 46명, 3학급으로 신축된 새 교사로 옮겨 시작하였다. 광양제철중학교도 일반 사립학교와는 다르게 국고 보조금 일절 없이 순수하게 포스코의 출연금으로 건설되고 운영되어 소인수 학급과 전국에서 공개 채용한 유능한 교사를 갖추었다.

광양제철의 성장에 따라 학생수가 급증하여 199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는 학년당 15학급 총 45개 학급으로 늘어나 학생수도 1500여명이 넘어 전남 최대 규모의 학교가 되었다. 한때 제2교사 건설을 검토하기도 하였다.

한편 금호도 인근 태인도 지역은 공단으로 둘러싸여 교육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학생수도 급감하였다. 그래서 일부 지역주민들과 모교 동창회의 우려도 있었지만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자는 대다수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전남교육청 의 재정 지원을 받아 태금중학교는 2011년 3월 1일에 광양제철중학교에 통합되었다. 

글·사진=백숙아 광양문화연구회 회장 편집
※이 글은 2020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비를 지원받은 연구보고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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