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호에 이어> 
2) 금호도 미니 골프장
금호도 백운대 아래에는 직원이나 직원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미니골프장이 있다. 사시사철 전망이 너무 좋은 곳이다. 벚꽃이 만발한 금도초등학교 옛 터를 지나면서부터 백운체력단련장과 ‘금호동 어버이 집’까지의 풍경은 그야말로 황홀지경에 빠지는 둘레길이 이어져있다. 

벚꽃이랑 동백꽃 피는 봄가을 금호도 백운 전경
벚꽃이랑 동백꽃 피는 봄가을 금호도 백운 전경
벚꽃이랑 동백꽃 피는 봄가을 금호도 백운 전경
벚꽃이랑 동백꽃 피는 봄가을 금호도 백운 전경

 

금호도에 미니골프장이 있다고?
미니골프장은 1홀부터 6홀까지 설계되어 있어서 두 바퀴를 돌면 하루 운동량을 채우게 되는 시스템이다. 1홀은 시원한 전망이 뚫려 있어서 쾌적한 기분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해 뜰 시간에 운동을 시작할 경우는 티 박스가 정 동쪽 방향을 향하고 있어 눈이 부셔서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지 못할 수 있다. 2홀은 작은 호수가 중앙에 있어서 공을 빠뜨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더러는 잠자리 잡는 채를 가지고 와서 빠뜨린 공을 건져 가는 사람들도 있다. 2홀 티 박스 앞에는 동백꽃나무가 무리지어 서있다. 꽃이 필 때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마치 웨딩마치를 위해 꾸며놓은 듯 꽃으로 길을 꾸며놓기도 한다.

4월 벚꽃이 만발할 때면 4홀 그린 뒤쪽으로 40여 년간 나이를 먹은 벚나무들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품어준다. 높은 언덕배기에 자리한 그린에 올라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든다. 4홀 경기를 마치고 나면 바로 옆 더 높은 언덕배기에서 5홀 티 박스가 기다리고 있다. 유일하게 벙커가 기다리고 있는 홀이기도 하다. 가깝다고 우습게  보고 공을 쳤다간 영락없이 벙커 속으로 공이 숨어버린다.

마지막 홀인 6홀은 티 박스에서 드라이버를 쳐야하는데 좌측에 왕벚꽃 나무가 무리지어 서있는 동산 하나를 공이 넘어야 한다. 초보들의 경우에 절반은 공이 산으로 날아 가버린다. 1년에 한 번쯤 골프장이 한가하다 싶을 때면 왕벚꽃 동산으로 공을 주으러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수십 개의 공을 주워 내려오면 같이 경기를 즐기던 동료들에게 고루 나누어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3) 금호도 주택단지 전체를 휘두른 둘레길
금호도 둘레길은 포스코가 광양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제철소가 위치한 주택단지 내에 조성한 숲길이다. 백운아트홀에서 시작하여 해변도로까지 6.8킬로미터로 조성되어 있다. 금호도 섬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오밀조밀한 동산에 둘레길을 조성하여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독려하고 있다. 벚꽃이 만발하면 둘레길은 더욱 아름답게 변한다. 특히 밤 벚꽃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은 흥미를 더한다.

코스별 진입로에는 정자와 벤치가 있고 운동시설까지 갖추고 있어서 둘레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는 힐링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둘레길을 모두 돌고나면 2시간 정도 소모되어서 운동량으로 제격이다. 둘레길 초입의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정도이다.

예로부터 금호도는 일조량이 많아서 겨울에도 따뜻했다. 둘레길을 걸으면 겨울엔 따스한 햇볕이 반기고 봄에는 예쁜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숲이 있어 시원하다. 살랑거리는 바람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옛 금호도 아이들이 넘어 다녔던 학교 길도 나온다. 백운아트홀 뒷산에는 금호도 옛 사람들이 섬 지킴이로 여기고 당산제를 지냈다는 큰 당산나무가 서있다. 마을 수호신으로 당산나무를 관리하고 제까지 지냈다고 해서인지 지금도 매우 우람한 자태를 뽐내며 믿음직스레 서있다.

백운둘렛길 전경
백운둘렛길 전경
백운둘렛길 전경
백운둘렛길 전경

 

‘어울림 벚꽃 축제’도 열려
금호도 전체 가로수를 벚꽃으로 심어서 섬 전체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환상적인 밤 벚꽃을 관람할 수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백운쇼핑센터 앞에 무대가 설치되고 조각공원 주변에 캐릭터 블록 만들기,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 솜사탕 & 팝콘 나눔 행사 등 다양한 체험 부스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둘레길 가장자리에 백운대가 있고 백운대 길목에선 매년 시민 전체가 한번쯤은 들러 가는 벚꽃 길의 주야간 풍경이 펼쳐져 있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준다. 4월 초에 벚꽃이 만발하면 ‘어울림 벚꽃 축제’를 개최한다. 광양의 특산물을 가지고 나와서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느 축제들처럼 음식을 가져와서 팔기도 하고 음악과 춤이 어우러져 벚꽃 거리를 멋진 거리로 연출하게 된다. 

오후 4시경부터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와서 음악을 켜놓고 시연하기도 하고 가수들이 준비하느라 풍악이 울린다. 장사치들도 전을 펴고 저녁이 오기를 기다리며 축제 분위기를 한층 흥겹게 띄워 준다.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금호도 주민들과 지역민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행렬을 이루고 있어서 지역의 벚꽃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백운대 일대는 춘 사월이면 카메라에 담기 위해 상춘객들로 붐빈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야간 벚꽃 경관을 보기 위해 나온 시민들의 탄성이 울려 퍼지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 어울림 벚꽃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멀리 가지 않고도 아름다운 벚꽃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아우성이다.

축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야시장까지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하여 광양시 모든 축제가 취소되는 바람에 어울림 벚꽃 축제도 취소되었다. 벚꽃들만이 활짝 피어서 4월의 정취를 조용히 만끽할 수 있다.

5. 금호도 문화 공간 엿보기
1)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백운아트홀

1992년 광양에 개관한 백운아트홀은 음악회, 뮤지컬, 발레, 무용,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예술의 감동과 수준 높은 공연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줌으로써 호남의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편안한 좌석과 넓은 공간을 확보하였으며, 야외무대 신설과 카페테리아 입점 등으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는 43건의 공연을 통해 77,979명의 관객과 함께 했다. 

백운아트홀은 유치원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용하는 대상이 광범위하다. 금호동에 영화관이 들어오기 전까지 백운아트홀은 지역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서 오아시스 문화적 역할을 해왔다. 특히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뮤지컬이나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광양이라는 지역에서 고급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지역 문화 수준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백운아트홀은 보다 건전하고 지적인 지역 정서 활성화를 위하여 몇 가지 제한하는 규칙은 있다.

백운아트홀 외부 전경
백운아트홀 외부 전경

 

백운아트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모든 관람객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으로 선정한다. 대사나 영상에 있어서도 음란 및 폭력 등 연소자에게 유해한 표현을 포함하는 영화는 상영하지 않는다. 특히 일반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특정한 사상이나 종교, 그리고 풍속 등 연소자들의 정신적·신체적으로 유해한 표현을 담지 않아야 한다. 12세 미만인 청소년이 관람할 수 없는 등급이 상영될 경우에는 부모나 이에 준하는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에 입장해도 된다.

18세미만인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일 경우에는 대사 및 영상에 있어서 18세미만인 자가 관람하는 경우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란성·폭력성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18세미만인 사람이 관람하는 경우 정신적·육체적으로 해를 미칠 수 있는 특정한 사상·종교·풍속 등에 관한 사항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야 함을 기본으로 한다.

백운아트홀 공연장
백운아트홀 공연장

 

2) 주택단지 입주 후 최초의 문화 공간, 부덕사
부덕사는 광양제철소 부인들의 취미생활과 교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공간이다. 금호도에서 살지 않는 외부 지역민들의 경우엔 부덕사를 사찰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취미활동을 해 온 회원들이 서예, 서양화, 한국화 등의 작품을 창작해 해마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광양제철소가 건설된 직후, 부덕사가 운영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 중에는 이곳에서 출발해 훌륭한 예술가로 거듭난 사람들도 있다. 지역민들이 서로 격려와 화합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 공간으로 정평이 나있다.

부덕사는 광양제철소가 건설된 직후에 첫 문화공간으로 금호동에 자리하게 되었다. 서양화와 한국화를 비롯하여 에어로빅과 노래교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은 주민자치센터에서도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좀 여유롭게 수강생들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노래교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떠들고 춤추고 노래하며 한 학기를 보낸다. 한 번 등록하면 계속 이어서 참여하게 되는 마약성 매력을 지닌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끼를 자아내는 고상하고 취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삶이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마비되었다. 부덕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사들도 수강생들도 모두 멘탈 붕괴 직전이다. 하루 빨리 즐거운 취미생활이 이어지길 바란다.

금호동에 가장 먼저 생긴 문화센터인 부덕사
금호동에 가장 먼저 생긴 문화센터인 부덕사
금호동에 가장 먼저 생긴 문화센터인 부덕사
금호동에 가장 먼저 생긴 문화센터인 부덕사

 

글·사진=백숙아 광양문화연구회 회장
※이 글은 2020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비를 지원받은 연구보고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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