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하 100만원 두고 상호비방전 치열
재난지원금, 사회갈등 요인으로 변질돼서야
집행부-의회, 협의해야 시민분열 조기 종식

정인화 시장이 추진 중인 4차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두고 결국 우려됐던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광양시의회 의원 대다수가 19세 이하 100만원 지급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 단체 등이 광양시청 주변 곳곳에 환영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정 시장을 향해서는 공약 이행을 환영하는 동시에 광양시의회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시민들의 여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정인화 시장은 지난 20일부터 개회된 광양시의회 제311회 임시회 직전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했다. 당초 집행부 안이었던 만 19세 이하 100만원 재난지원금과 20세 이상 전시민 2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안 역시 그대로 예산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광양시의회는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현옥)를 구성하고 26일부터 각 실무부서에서 올라온 추경예산을 상임위원회별로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지만 여전히 보편지급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의회 입장에서 원안 가결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서영배 광양시의회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모든 시민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으나 지역사회의 갈등과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광양지역 일부 초중고 학부모회가 지난 18일 광양시청 외벽에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10여개 이상 내걸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면서 갈등은 수면으로 떠 오른 상태다. 

일부 현수막에는 ‘우리 아이들 청소년을 위해 옳은 결정해주신 시장님 감사합니다’ 등의 표현이 담겼는데 집행부에 응원을 보낸 것으로도 해석되지만 선별 지급에 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광양시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광양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게시자는 “어른들 때문에 제일 많이 피해본 게 아이들”이라면서 “이번에도 소상공인협회에서 압력 들어왔나. 반대할 거면 소상공인지원금 때도 반대했어야지”라며 따졌다. 

반면 어떤 게시자는 “공약사항이더라도 시민의 여론도 반영돼야 하며 19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역시 경제적으로 부유한 분도 있을 텐데 차등 지급도 아니고”라며 “광양시민 모두에게 동일하게 지급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남겼다. 

정 시장을 직접 비판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게시자는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그것”이라며 “이러한 갈등, 그 분명한 책임은 바로 정 시장이 져야 한다. 공약을 지킨다는 이유로 시민을 갈라치기하고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 당사자가 바로 정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어려움을 돕겠다는 의미를 가진 재난지원금을 두고 가장 나쁜 형태의 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특정 계층과 계층이 맞붙은 상황인데 잘잘못을 떠나 이 같은 갈등과 논쟁의 중심에 의회가 있다는 게 부끄럽다. 집행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루빨리 재난지원금 관련 집행부와 의회의 뜻을 모으고 문제를 풀어 시민사회의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원안만을 고집할 경우 결국 삭감이나 부결, 보류밖에는 시의회의 선택지가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시민사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재난지원금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시민화합인 만큼 집행부와 의회가 조속히 허심탄회하게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양시 관계자는 “시장도 재난지원금을 놓고 좀 더 고민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해결을 고심 중”이라며 “26일부터 예산안 심사가 진행되는 만큼 관련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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