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광양시의원
명품교육도시 1번지 경기도 오산시 혁신학교 방문 후기

시의원이기에 앞서 광양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만한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공교육의 틀 안에서 과학,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아이들의 인성이나 사회성, 가치관 및 진로 선택의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인구 15만의 소도시인 광양에서는 교과든, 방과후든, 지역 사회 프로그램이든, 강사 부족 등으로 한정된 분야에 프로그램이 집중되어 있어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이야기를 교육 관계자들과 나누다 보면, 항상 경기도 오산시의 선진 교육 시스템 확충을선도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유치원생부터 시작되는 예체능을 활용한 전인교육과 학교와 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무는 교육공동체 활동 및 학교 복합시설 운영, 스마트 에듀테크 기반 미래학교 등 지자체와 교육당국, 시민들이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는 오산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들이다. 

이런 와중에 서동용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과 더불어민주당 광양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안민석(더불어민주당·경기 오산시)의원의 초청으로 오산의 혁신학교 2곳을 방문할 기회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필자를 비롯, 박경미 전남도의원, 안영헌·김정임 광양시의원, 전남도교육청 김은섭 미래인재과장, 이계준 광양교육지원청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와 선생님, 학부모 등 40여 명이 온종일 함께 하며 광양교육의 미래를 위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 

오산시의 초·중학생
1인 1악기(통기타) 교육 지원사업

오산시의 학생들은 초등 5학년 2학기가 되면 학교에서 통키타 수업을 받는다. 5학년때 기본 수업을 받고 6학년 1학기때 심화과정을 거쳐 중학교 1학년때는 자유학년제와 연계해 전문과정을 학습할 수 있다.

연간 25개교 200학급 5700여명의 오산시 아이들이 통키타 수업을 받는다. 이를 위해 오산시는 교재제작 및 온라인 콘텐츠 운영, 악기 지원 및 수리비, 강사비 등 매년 5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오산시에서 5선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있는 안민석 국회의원의 제안으로 2015년께부터 시작됐다.

안민석 의원은 건강한 취미생활이 주는 심신이 튼튼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모든 아이들이 1인 1악기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통키타를 만드는 삼익악기 회장을 만나 오산시에 통키타 1천대를 기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삼익악기 회장이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를 토대로 오산시의 모든 아이들은 통키타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날 방문을 주최한 안민석 의원은 1인1악기 지원사업을 직접 소개하며 “평생의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운동, 악기, 외국어 1개씩은 아이들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공교육이 나서야 한다”며 “교육현장과 지역사회의 활동이 경계를 허물고 각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동아리 회원들과 재원들을 활용한다면 보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듀테크 기반 스마트 미래학교
‘금암초등학교’

‘금암초등학교’는 학교 구조부터 남달랐다. 에듀테크 기반 미래학교로 운영중인 금암초등학교는 총 5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각 층마다 테마가 다르게 설계되어 있었으며 복도 역시 1층은 실내 정원, 2층은 독서 쉼터, 3층은 놀이터, 4층은 무대 공간이 있는 어울림터, 5층은 레이싱카, 골드버그장치, 레고 등을 자유롭게 제작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5층은 AI에듀테크특화교실로 메이커스페이스실, 드론체험실, 온라인 스튜디오, AI교육실 및 VR 체험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마주한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3D펜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고, 코딩 프로그램을 설계해 오산의 날씨를 안내하는 AI 시스템을 제작하는 수업을 받고 있었다. 

또 실내체육관에서는 드론을 조작하며 장애물을 통과시키는 등 실력을 겨루며 즐거워하는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복도 한 켠에는 아이들이 발명한 특허 출원 상품과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더욱 인상 깊었던 대목은 복도, 바닥, 교실 등 모든 구조가 필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돼 있었으며 공간을 폴딩도어로 구분해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3층에는 학생 교직원이 동아리를 꾸려 활용하고 있는 스크린 골프장과 VR을 활용해 각종 스포츠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맙소사!! 학교에 게임기인 닌텐도가 있다니, 정말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런 이유로 평일 오후 시간이었음에도 이곳은 사각틀 속에 정형화된 학교의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체험이나 소풍 나온 아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롭지만 정돈된, 아주 즐거운 거대한 놀이터 혹은 과학관 같았다. 함께 온 학부모들은 다들 ‘이런 학교라면 우리도 날마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주말에도 나오고 싶겠다’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금암초가 스마트 에듀테크 학교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손주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과학과 미래 융합교육에 관심도가 높았던 손주원 교장선생님은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하고 기업의 후원을 통해 스마트 에듀테크를 실현할 수 있는 기본 시설을 마련했고, 정규 수업 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기 위해 매년 교직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연수를 진행했다. 

2019년부터 꾸준히 연구하고 활용한 덕에 아이들은 병설 유치원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단계별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면서 각종 대회나 대외활동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과도 성과지만 더욱 큰 효과는 아이들이 행복해한다는 점이다.

금암초 한 교사는 “원래 금암초는 아이들이 산만하고 학교폭력 발생 비율도 높아 학부모들이 선호하지 않는 학교였지만 에듀테크 교육을 실시한 이후 눈에 띄게 아이들이 변화했다”며 “학교에 오는 일이 재밌어지고 아이들끼리 협동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부적응이나 학습 결손 학생도 줄었으며 특히 학교 폭력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의 지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오산시는 금암초의 모범적인 사례를 전 지역으로 확산하고자 2020년도 6개교, 2021년도 6개교를 비롯해, 점차적으로 관내 42개교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오산형 에듀테크 기반 미래학교’를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복합시설 원동초 스포츠센터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오산시 간 협약을 통해 추진된 원동초 다목적 체육관은 학교시설복합화 우수사례 중 한 곳으로 생존수영 벤치마킹을 위한 현장 방문이 수시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학교 시설물을 지역주민에게 함께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사회와 학교의 담장을 허무는 가장 큰 중심 역할을 하는 사업이다. 

지하2층, 지상2층 규모로 수영장, 배드민턴, 농구장 등 전문 시설이 갖춰진 다목적 체육관인  원동초 스포츠센터는 2017년 개관했다. 원동초 스포츠센터는 유치원~초등학생들의 생존수영과 체육교육, 방과후 활동, 배드민턴 특기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주로 사용되며,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수영장은 새벽과 오후 4시~저녁 시간대에 일반인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아이들의 사용빈도가 많지 않은 다목적실을 활용해 새벽요가, 줌바댄스, 필라테스요가, 플라잉요가, 다이어트 댄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시간대별로 알차게 짜여져 있다. 체육관은 저녁시간대에 일반인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배트민턴 강습이 운영된다. 

원동초 스포츠센터는 오산시시설관리공단에서 직접 운영하며, 예산도 시에서 편성한다. 다만 사안에 따라 시설교체비나 수리비 등은 교육청과 협의해 편성하기도 한다. 

시설을 둘러본 후 광양의 한 학부모는 “유아 수영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유치원생부터 전학년 학생들이 생존 수영을 교육받는 게 인상적이다. 아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방과후에도 수영이나 요가, 배드민턴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만족도가 높겠다”며 “광양에서는 3학년때부터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생존수영 교과과정 때문에 유치원, 저학년 아이들이 월 45만원에 육박하는 수영 학원에 다니기도 하는데, 우리도 이런 시스템이 빨리 마련되어 가계부담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양 교육이 풀어야 할 과제는?
이날 행사에 참석자들은 선진교육 시스템을 받아들여 광양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뜻에는 모두 공감했다. 아울러 통기타를 활용한 1인1악기 교육프로그램은 광양교육지원청과 광양시, 의회가 뜻을 모아 추진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모아졌다.

서동용 국회의원은 “오산시 혁신학교 방문에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도의원과 시도교육청 관계자와 일선 학교 선생님, 광양시 공무원, 학부모님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광양에도 혁신 교육 프로그램들이 하루 빨리 만들어 질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1인 1악기 교육과 스마트 AI 선도 교육 등 아이들에게 시대에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 행정, 교육계, 학부모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함께 TF팀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계획을 수립해 실현해나가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계준 광양교육지원청장은 “도교육청과 지자체의 협조, 일선 학교들과의 논의 등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지만, 광양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마음으로 대안을 찾아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교육 현장이 함께 교육의 미래를 논의하고 고민하는 기회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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