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

세상에서 퇴짜 맞은
시가 적힌 종이를 북북 찢어
포구에 뿌린다.
흰 꽃잎처럼 떠서 썰물 따라
멀어져가는 시들이여
가을쯤엔 다 자란 감성돔처럼
힘차게 헤엄쳐 돌아오라.
무더기무더기 잡혀서
시집 하나 가득 파닥여라.
싱싱한 회에 이것저것 넣어서
상추쌈 먹고
모든 이들이 힘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남은 시의 뼈와 대가리를 넣고
푸욱 끊인 국물 먹고
얽히고설킨 속들 시원하게 풀어지게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