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인협회, 안영 작가 「만남, 그 신비」 출판 축하연
순수속에서 아름다움 창조, 자랑스러운 광양의 딸
안 작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랑”

안영 작가의 장편소설 「만남, 그 신비」 출판기념 축하연이 지난 14일 진상 텃밭 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날 축하연은 광양에서 태어나 백운산을 무대로 하는 글을 쓴 안영 작가의 광양방문에 맞춰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광양지부(지부장 이임순)에서 마련했다.

행사에는 정인화 시장과 서영배 의장, 안영헌·조현옥·정회기·서영배·신용식·박문섭·김보라 시의원, 이성웅 전 시장, 김종호 문화원장, 광양문인협회 회원 등이 참석해 축하와 덕담을 나눴다.

행사 후 텃밭 한식으로 늦은 점심을 한 참석자들은 텃밭박물관과 바나나 하우스를 둘러보며 지난 시절들을 회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임순 사)한국문인합회 광양지회장은 “축하 자리를 진즉 해 드리고 싶었는데 주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오늘에야 마련했다. 다소 미흡하고 조촐한 자리지만 온 마음을 다해 축하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은 창조이고, 예술인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고단해도 기꺼이 가는 것은 창조의 아름다움을 알기 때문”이라며 “글을 쓰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순수속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한 안영 선배님이야말로 값진 삶을 살고 있다. 선배님이 광양의 딸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 마음 깊이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 지회장은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이 광양예술발전을 지켜보면서 응원도 해주길 바란다”며 “광양예술인들은 서로 격려하고 교류하면서 광양의 문화예술이 세계문화예술의 중심축이 되는 초석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안영 작가는 “내 고향 광양은 정말 꿈에서도 잊지 못할 소중한 곳이다. 서울에 살면서 전라도에 대한 핍박이 많았지만 저는 꿋꿋이 책을 낼 때마다 전남 광양군 출생을 맨 앞에 썼다. 그것은 제 의지였고 나중에는 습관이었다”며 “25년 교사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전라남도 광양군 출신이라고 떳떳이 말했다. 그리고 행여나 ‘전라도 사람이라 저래’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했고 그런대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우정을 그렇게 중요시한다. 동성 간의 우정이건 이성간의 우정이건 모두 너무 아름다운 우정이고 오래 지속되는 사랑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1962년 백운산 등반을 갔다가 운 좋게 만난 어떤 스님이 오늘 소설 속의 주인공이다. 그분과 묘한 끈이 닿아서 50년간 편지로 우정을 나눴다. 그분이 불교 신자였다가 가톨릭 신자였다가 마지막에는 목사님이 되셔서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신 분이다. 80이 넘어 모든 살림을 정리하는데 우리 백운산이 배경인 그분 편지가 너무나 아까워서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말 망설임 끝에 제 문학과 신앙에 관계되는 부분만 발췌해 장편소설로 엮었다. 책이 나오자 제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책을 낼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이성웅 전 시장님과 안영신 동생을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자리를 일부러 만들어 준 이임순 회장과 광양문인협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인화 시장은 “안영 작가의 왕성한 창작열을 존경한다. 앞으로도 늘 건강하셔서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해주시고, 또 그 많은 연륜을 작품에 녹여내는 그러한 작가가 되어 주길 바란다”며 “광양시를 품격 높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문화예술 분야에도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서영배 의장은 “안영 선생은 ‘내 삶 속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가진 곳’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고향인 광양사랑이 남달랐다”며 “지난해 출판된 「만남, 그 신비」도 고향 사랑이 가득 담겨 있을 걸로 알고 있다. 광양 사랑과 홍보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서 의장은 “현대사회는 기계화 등으로 정서가 많이 메말라가고 있다”며 “안영 선생의 소설이나 글들이 지역사회는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 잔잔한 울림이 되어서 새로운 따뜻한 마음을 가질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안영 작가의 「만남, 그 신비」는 1968년 <현대문학>에 발표된 ‘가을, 그리고 신사’의 뒷이야기다. 주인공 수도승이 이후에 어떻게 삶을 헤쳐나갔을지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에, 작가의 오랜 소망이 맞물려 반세기 만에 다시 이야기가 나왔다.

젊은 시절, 백운산 상백운암에서 우연히 만난 인물, 수도승이자 가톨릭교인, 그리고 훗날 개신교 목사로 살다 간 민지환과의 교유와 대화를 담고 있는 이 소설에는 맑고 투명한 안영 소설가의 생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출간 당시 안영 소설가는 “80을 넘기고 이것저것 인생을 정리하다 보니 다시 그 속편이 쓰고 싶어졌지요. 그분의 고매한 인격, 폭넓은 지성, 그리고 깊은 영성 등을 독자들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무엇보다 그분이 그렇게도 소원하던 영생에 대한 저술 작업을 마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간접적으로나마 그분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싶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진월 차동 태생인 안영 소설가는 1962년 조선대학교 문학과, 1983년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황순원 소설가의 추천으로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전남여고, 여수여고, 서울 동일여고, 중앙대 부속여고 교사,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촌장 등을 지냈다.

한국문학상 펜문학상, 월간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중앙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여성문학인회, 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가을, 그리고 山寺’, ‘아픈 幻想’, ‘겨울 나그네’, ‘가슴에 묻은 한마디’, ‘비밀은 외출하고 싶다’ 외 다수 △수필집 ‘그날 그 빛으로’, ‘아름다운 귀향’, ‘하늘을 꿈꾸며’, ‘초록빛 축복’ △동화 ‘배꽃마을에서 온 송이’ △장편소설 ‘영원한 달빛, 신사임당’ 등이 있다. 
고향 광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 아름다워라 내 고향 진월’을 엮었고, 지난 2020년 광양시의 명예를 빛낸 공로로 제1회 자랑스러운 광양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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