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논쇠 제철남초등학교장 정년퇴임식
41년 10개월의 교직 생활 마무리
“필요로 하는 곳에서 힘이 될 것”

김논쇠 광양제철남초등학교장
김논쇠 광양제철남초등학교장

정년퇴임식이 지난 20일 제철남초 해든관에서 열렸다. 제철남초 교사와 학부모, 가족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1부 기념식에서 약력 소개와 감사패 전달, 기념품·꽃다발을 전달하고, 2부 축하공연은 포토북 영상과 학생·교직원 영상편지, 학생들의 연주와 노래, 송별사, 고별인사 등이 진행됐다. 

1981년 3월 전북 무주 삼방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김 교장은 1982년 포항 신흥초를 거쳐 1986년 포스코교육재단의 광양제철초에서 근무했다. 2012년 3월 광양제철남초 교감으로 승진하고 2020년 9월엔 교장으로 승진해 11년을 일해오다 이날 41년 10개월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날 송별사를 한 김영신 교사는 “교장 선생님은 몸이 아프셔도 학교에만 오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아침부터 바로 학교 한 바퀴 쭉 도시면서 위험한 곳이나 불편한 곳은 없는지부터 챙기셨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가 아무 일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 이름 다 알고 지나간 아이 이름 다 불러주고 반갑게 맞아주고 그중에서도 특히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한 마디라도 더 말을 건네주곤 했다. 그 정성을 알아서 아이들이 교장 선생님만 보면 “교장 선생님”하고 달려와서 안기고 손을 잡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항상 선생님들을 편하게 해야지 학교가 산다는 말씀과 함께 학부모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좀 힘들어도 조금 더 해야 한다고 이끌어 주었다”며 “그렇게 열정적으로 모범을 보이신 교장 선생님과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이제 모든 것 뒤로 하고 앞으로는 즐겁고 편안한 날만 있길 바라며 교장 선생님을 보내드린다. 인생 제2막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선생님의 꿈을 꾸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 마침내 선생님이 됐다”는 김 교장은 “학교에 가면 언제든 학생 편이 되어주는 선생님, 재미있게 수업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선생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으로 선생님들이 겪는 어려움과 다양한 민원을 함께 고민하고 앞장서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마음 아픈 일이 없기는 바라는 마음으로, 일이 있을 때는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고, 내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 당사자에게 먼저 사과하는 역할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에게는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주눅 들지 않고 고른 사랑을 받으며, 언제 어디서나 밝게 웃고 환하게 내 의견을 큰 목소리로 나타낼 수 있는 그런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이 제철남초에서 11년을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학교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하니 다 되는구나’ 라는 자긍심을 고취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실에 줌 카메라를 5개씩 설치해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를 생방송처럼 실시해서 학부모들의 많은 칭찬을 받았던 일과 30년도 더 된 낙후된 학교시설 교체로 학교 환경(보도블럭교체, 운동장 야외무대 설치, 태양광가로등 설치, 대형 LED 시설 등)을 개선한 것이다.

또 어렸을 때 악기연주를 가르쳐 삶이 풍요롭고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시키고자 1학년 리듬악기, 2학년 실로폰, 3학년 리코더, 4학년 오카리나, 5학년 우쿨렐레, 6학년 하모니카를 지정해 1년간 배우고 12월에 연주를 통해 인증받는 6년 6악기 연주 인증제를 운영해 연중 학교 안에 악기연주 소리가 끊이지 않은 것도 성과다. 

김논쇠 교장은 “광양제철남초는 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이냐는 말을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교감 때 머릿속에 다 그림을 그려놓고 교장이 되자마자부터 낙후된 학교시설 교체사업을 하나둘씩 시작했다”며 “그 결과 학교 관계자는 물론 졸업생과 지역 주민들까지 나서 학교가 많이 바뀌었다고 칭찬을 해주었을 때 교직 생활의 큰 보람을 느끼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떠나며 후배 교사들에게 “교사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역량을 키워 시대변화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변화돼가는 지식을 교사가 먼저 습득해 학생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고 지도하려는 부단한 자기 공부가 필요하다”며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주는 말 한마디가 그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늘 마음을 읽어주고 따뜻한 정성을 다해서 가르치고 품어주는 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저에게 모든 선생님은 동료이자 오빠 같고 언니 같고 동생 같은 존재였다. 누구 하나도 제 마음속에서 벗어난 선생님은 없었다. 선생님들 덕분에 제 능력보다 훨씬 더 인정받고 오늘의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그래서 여기에 계신 모든 분은 제가 평생 잊지 않고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같이 있는 동안 때로는 제 마음과 달리 큰소리도 낸 적도 있었고, 선생님의 마음을 못 읽어준 적도 있었을 것이다. 혹시 같이 근무하면서 섭섭했다거나 또 속상했었던 일이 있으면 용서를 바란다”며 “저를 이렇게 크게 성장시켜준 광양제철남초를 영원히 사랑하겠다. 그 속에서 함께 근무했던 모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늘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41년 10개월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인생 2막을 향하는 김 교장은 “낯선 학교 밖의 생활이 두려우나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힘이 되고 싶다”며 “지역사회 활동도 기회가 되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 관심이 있는 글쓰기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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