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답사
채취해 놓은 석재, 채석한 흔적 확인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 석재로 사용
고인돌 축조 관련 연구자료 활용 기대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무덤 위에 큰 돌을 올려놓거나 큰 돌을 관의 뚜껑으로 사용했다. 지상에 드러나 있는 덮개돌 밑에 받침돌로 널돌이나 자연석을 고이거나, 주검을 안치한 매장 시설이 있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이자 기념물이다. 고인돌은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고인돌 밀집 분포권을 형성하고 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초기 철기시대까지 약 1천 년 동안 존속됐다.

그런데 엄청난 크기의 고인돌을 볼 때면 도대체 저 큰 돌을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을까? 라는 의문이 함께한다. 
광양시민신문은 지난 20일 조근우 마한문화연구원장의 안내로 이은철 광양지역史연구회 ‘마로희양’ 대표와 함께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을 답사했다.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은 명암마을 남쪽에 있는 해발 89.6m의 구릉 북서쪽 사면부에 있다.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과 명암마을 채석장(빨간 동그라미)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과 명암마을 채석장(빨간 동그라미)

이곳은 해발 311.4m의 웅방산의 동쪽 능선 하단부에 해당하며, 바로 동쪽에서 구상천과 서천이 합류하고 있다. 해발 50~85m 사이에 거대한 암반층이 형성돼 있는데 북서쪽 사면 상단부와 북서쪽 사면 하단부에서 채석장으로 사용한 흔적이 확인되고 있다.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거대한 암반 위에는 고인돌 상석으로 사용하기 위해 채취해 놓은 석재도 있으며, 암반 측면에는 채석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암반 주변의 밭과 경사면에는 고인돌 상석으로 이용하기 위해 채석해 일정 거리를 옮겨 놓은 석재들이 산재해 있다.

또한 하단부 채석장의 암반 상면에는 채석하기 위한 쐐기 흔적이 있다. 쐐기흔은 길이 10㎝, 너비 5㎝, 깊이 7㎝ 크기로 4개가 남아 있다. 

‘광양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
‘광양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

채석장 북서쪽으로 약 704m 떨어진 지점에는 ‘광양 석사리 명암 고인돌군’이 있다. 광양고등학교에서 서쪽으로 60m 정도 떨어진 밭에 있는 ‘명암 고인돌군’ 상석은 1기로 대형 상석이다. 평면형태는 장방형이고, 장축방향은 남-북 방향이다. 지석은 동쪽과 서쪽에 2개씩 4매가 확인되며, 동쪽 지석의 크기는 50㎝~60㎝ 정도이다.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에서 채취한 석재가 이곳까지 이동해 고인돌로 사용된 것이다. 

채석하기 위한 쐐기 흔적
채석하기 위한 쐐기 흔적

명암마을 채석장은 화순 효산리 채석장, 나주 운곡동 채석장과 함께 고인돌 축조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조근우 마한문화연구원장의 설명이다. 

조근우 마한문화연구원장은 “이처럼 확실한 고인돌 채석장이 확인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고인돌을 축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며, 노동력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제력이 필요로 하다. 이러한 노동력과 경제력은 고인돌 상석 채취장의 거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고인돌 채석장을 확인 했다는 점에서 당시 고인돌을 축조한 집단의 경제력은 물론 당시 장례문화를 복원해 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조근우 원장과 이은철 대표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조근우 원장과 이은철 대표 

이은철 광양지역史연구회 ‘마로희양’ 대표는 “그동안 많은 답사팀을 이끌고 광양의 고인돌 답사를 다녔다. 그때마다 아쉬운 점은 우리 광양에는 아직 고인돌 채석장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며 “그러던 차에 마한문화연구원이 봉강면 석사리 명암마을에서 고인돌 채석장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22년 광양문화원에서 발간한 ‘광양의 고인돌’ 책을 들고 바로 명암마을로 달려갔으나,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산속의 수많은 바위 속에서 채석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아 결국 실패했다”며 “이번에 조근우 마한문화연구원장의 안내로 명암마을 고인돌 채석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신 조 원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명암마을 고인돌 답사를 할 때 채석장을 들러, 명암마을 고인돌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님을 답사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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