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요즘 시립 중앙도서관에서 임 배 강사의 인문학 강독 강의를 듣고 있다. 5주째 교육으로 N.H 클라인 바움 이 쓴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을 나누어 읽으며 그 내용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의 주제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며 ‘현재를 즐기며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라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 지금 생각해봐도 신통방통하게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다고 자부해 본다. 이미 여러 차례 글로서 밝혔지만, 퇴직 후 농업에 심취하며 선택과 집중이 아닌 50여 작물을 기르며 생명의 소중함과 다양성을 경험하고 성실과 정직과 겸손을 체득한 점. 경로우대의 나이에 대학 공부를 두 번째 시작한 후 주경야독으로 4년 만에 졸업하며 만학과 평생교육의 즐거움을 경험한 흐뭇함. 칠순 기념으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 도보여행을 다녀오며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체득한 보람. 칠순에 수필가가 되어 75세 오늘까지 글을 쓰며 자신을 추스르며 세상사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의 무엇이 조금은 주위 사람들과 다른 삶의 길을 선택하게 하였을까? 행복은 마음의 편안함에서 오며 마음의 편안함은 타인과 세상의 이해에서 온다고 나는 믿는다.  독서와 세계여행을 통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확인해가고 있다.

20대 초반 직장생활을 하며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던 중, 광주 전남대학교 출석 수업에서 존경하던 교수님을 충장로 서점가에서 만나 교수님이 고른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따라 골라 보았다. 사랑은 매력적으로 보여 선택받는 행운이 아니라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이해했다. 프롬의 후속 작품인 『소유냐 존재냐』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은 소유가 아닌 실존적 삶에 있음도 깊이 명심 한 바 있다.

“근대 인류가 찾아낸 가장 위대한 업적은 개인의 발견에 있다.”라는 주장을 나는 사랑한다. 인간 모두는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자기만의 개성으로 조화와 구색을 이루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개별자다. 우리는 나와 이 세상을 위해 오직 자신의 삶을 용기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낼 의무와 권리가 있다는 통찰에 대한 공감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몸을 돌보는 임무를 등한히 하여 자신이 신체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강해지는 것을 보기도 전에 늙는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현상필 작가의 책 『소크라테스 헬스클럽』에 의하면 지금까지 우리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고대 그리스인들은 많은 종교축제에서 경연과 경기를 통해 인간은 최고의 기량과 능력을 선보임으로써 신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다. 철학적 사색만 한 것이 아니라 학습과 성찰을 통해 영혼을 단련하고 훈련과 운동을 통해 육체를 단련해 영혼과 육체의 탁월성을 함께 추구했다는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는 아침마다 체육관을 찾아 몸을 돌봤고 산책 하며 명상을 즐겼다 한다. 플라톤의 본명은 아리스토 클레스이며 플라톤은 이름이 아니라 우람하고 건강한 가슴을 가진 사람을 상징하는 별명이라고 한다. 플라톤은 전국 축제 기념 레슬링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진정한 프로 운동선수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젊은 시절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준 사무엘 스마일즈의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에는 자조(自助) 정신과 인내와 의지, 일과 시간과 돈을 활용하는 지혜, 등의 내용과 함께 역기를 든 건강한 모습의 남자 그림이 책 표지를 장식한다. 건강한 육체에서 아름답고 슬기로운 지혜와 올바른 판단력이 나온다는 말은 그 뻗은 가지만큼이나 뿌리 또한 깊다는, 심오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걷는다. 꽃과 나무와 바위와 푸른 하늘을 보며 살아감에 환희한다. 흙을 밟는 발바닥이 오감의 깨어있음을 각인해 주고, 어깨춤이 절로 나고, 엉덩이가 리듬을 타며 자유를 구가(謳歌)한다. “다리와 머리의 공진화는 인간 능력의 비밀병기”라고 했던가.

나는 건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에 대한 효의 근본이라 생각하고 자식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으로 인식하고 있다. 

노년의 삶은 편안함이 속삭이는 유혹과 전쟁이다. 이동의 기계화, 집안에서의 안주, 내 생각 위주의 고립은 스트레스와 성인병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한다. 땀의 순환, 눈물의 공감, 생동이 주는 충만감은 인문학적 사고로 지평을 넓히며 실존적 삶을 귀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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