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상공회의소 오사카 산업시찰단
오사카 한국상공의 창립 70주년 축하 방문
고베항 견학하며 광양항의 진로 모색
동포들이 이룬 성취 한마음으로 축하

재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회장 박양기) 창립 70주년을 맞아 광양상공회의소 오사카 산업시찰단이 현지를 찾았다. 

1953년 5월 13일 출범한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는 지난 70년 동안 조국의 경제재건을 지원하고, 동포사회의 상호 친목 도모와 한국과 일본의 경제계를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7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는 모국에 산업시찰단을 파견하기도 하고, 조국이 어려울 때 수재의연금을 모금해 보내기도 했다.

특히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는 지난 2019년 10월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하며 광양상공회의소와 교류해 왔다.

지난 4월에는 광양만권을 방문해 광양과 여수, 순천상공회의소와 친목교류를 갖기도 했다.

광양상공회의소의 이번 오사카 산업시찰은 이러한 교류의 연장선으로 시찰단은 이백구 회장을 비롯한 지역 내 상공인과 언론 및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산업시찰단은 고베항 견학을 통해 광양항의 진로를 모색하고,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의 창립70주년 기념식에 참석에 이어 오사카광역환경시설조합이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을 방문했다.

고베항, 양질의 물동량 창출 노력

일행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고베항이었다. 1868년 1월 1일 개장한 고베항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고베시의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시설이다. 개항과 함께 사람과 물류, 정보가 고베로 몰려들면서 고베항은 일본이 서양에 문호를 개방한 첫 항구가 됐다.

고베항과 나가사키항, 요코하마항이 그 역사를 같이한다.
고베시 항만국의 후지모토 과장은 고베항에 대해 “재즈와 커피, 골프가 고베에서 처음 시작한 문화”라고 설명했다. 개화기 고베항은 일본이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한 셈이다.

한때 글로벌 컨테이너처리량 6위를 자랑하며 아시아의 허브 포트로 군림하던 고베항의 위상은 1995년 발생한 한신 대지진으로 항만시설이 엄청난 피해를 보며 그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지진 이후 2년 동안 치열하게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항만기능을 회복했지만, 항만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예전의 물동량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고베항은 이제는 글로벌 허브항만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항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후지모토 과장은 “2년동안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물류는 한 번 나가면 회복하기가 힘들다.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동량을 늘리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어떤 물동량을 창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양질의 물동량 창출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베항은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오사카와 인접해 있다.
기본적으로 수출항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주요 수출품은 화학제품과 산업기기다. 고베항에서 취급하는 수출품 중 19%정도는 한국으로, 63%는 중국과 동남아지역으로 나가는데 한국에 대한 주 수출품은 반도체 관련 물품이 많다고 한다. 수입품은 의류와 화학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컨테이너 기준 77개항로에 월 320항차를 운항하고 있는 고베항은 지난해 282만TEU의 화물을 처리했다.

고베항은 이러한 컨테이너항로와 함께 북미와 유럽, 호주,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32개항로의 RO-RO선이 기항하고 있으며, 6개의 페리항로를 보유하고 있다. 페리선은 5개항로가 국내선을 운항하며, 국제항로는 고배와 상하이를 연결하는 페리선이 주2항차씩 운항한다.

고베시는 지난해 12월 2032년을 목료연도로 하는 항만발전중기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항만산업분야와 도시활성화분야로 나눠 수립됐다.
이중 항만산업분야의 핵심은 탄소중립항만과 터미널 자동화가 핵심이다. 탄소중립항만은 수소항만 구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 부분은 광양항이 추구하는 목표와 같다. 고베항은 ‘수소 서플라이체인 구축 실증사업’과 수소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수소발전사업은 ‘포트 아일랜드’에서 검증하고 있다고 한다. 

고베항은 기본적으로 인공섬을 조성해 건설한 항만인데, 포트 아일랜드 역시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인공섬이다.

수소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해 고베항은 호주의 빅토리아주에서 생산되는 갈탄에서 일본의 기술을 활용해 수소를 추출해 이를 고베항으로 반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천㎞의 거리를 보름에 걸쳐 항해해 호주와 일본을 연결하는데, 수소반입은 -253도에서 수소를 액화시킬 경우 그 부피를 1/100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후지모토 과장은 수소활용을 위한 실험단계라고 설명했다.

고베항은 이와 함께 자동화항만 건설도 추진 중인데, 일본항만도 자동화 부문에서는 오히려 우리보다도 늦다는 느낌이었다.
중기발전계획에 반영된 도시활성화 분야는 항만기능을 상실한 구항 부지에 호텔과 마리나 등을 유치해 도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라고 한다.

오사카 한인상공회 70주년 기념식
한일상공회의소와 교류 더욱 매진


모국이 전쟁으로 혼란스러울 때인 지난 1953년 5월 13일 오사카에 거주하는 한국인 상공인들이 모여 한인상공회의소를 설립했다. 이후 70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는 동포 상공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일본과 한국의 경제계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해왔다.

창립70주년 기념행사는 오사카 중심부의 특급호텔인 제국호텔 대연회장에서 3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념식에는 오사카상공회 회원들은 물론 이원철 대한민국민단 오사카지부 회장과 김형준 오사카총영사, 그리고 한국에서 축하차 방문한 광양상공회의소 산업시찰단과 순천상의 및 여수상의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현재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박양기 회장은 광양시 봉강면 출신이다.

광양상공회의소는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의 활발한 교류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사카 중심가의 특급호텔 연회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지난 70년의 역사를 정리한 슬라이드가 상영되자 참석자들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오늘이 있기까지 낯선 타국에서 묵묵히 어려움을 감내해 온 동포들의 애환이 떠올랐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한 원로 회원은 “지난번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견학했는데 참으로 감격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양기 회장은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는 1953년 5월 창립이래 재일동포 상공인분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회원을 중심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발전하며 차세대 육성에 힘써 왔다. 지난 4월에는 2박 3일간의 여정으로 여수, 순천, 광양상공회의소와 친목 교류를 도모해 왔다”며 “앞으로도 한일상공회의소와 교류하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며, 회원 여러분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이백구 광양상의 회장과 이철호 포스코 광양제철소 행정부소장은 건배 제의를 통해 낯선 타국에서 일군 오사카 한국상공인들의 성취와 발전에 존경과 축하를 보내고, 지속적인 교류 의사를 전달했다.

기념식 이튿날에는 박양기 회장이 시찰단을 위한 환영 만찬을 열어 고향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회포를 풀기도 했다.

박양기 회장은 “봉강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 광양에서 학교를 다녔다. 지금도 당시 쥐불놀이하던 기억과 봉강저수지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새롭다”며 “이렇게 먼 곳에서 방문해 준 이백구 회장을 비롯한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오사카한국상공회의소와 광양상공회의소가 더욱 친밀하게 교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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