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도시였던 광양시는 광양제철소가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급속도로 산업 도시화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성장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에 대한 발전은 성장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어 도시 발전의 한계점에 부딪힌 상태다.
특히 광양지역에서는 한국 문단에 큰 영향을 끼친 다수의 문인들이 인연을 맺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이들을 기념할 공간이 부족해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청소년들의 정서함양 및 지역 발전을 위해 문학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문학관은 지역의 정체성 확립 및 지역문화의 구심점이 되고 지역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와 문화, 교육, 경제, 관광까지도 영향을 주는 만큼 광양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할 미래의 자원이다. 
이에 다른 지역 문학관의 사례들을 통해 문학관의 필요성을 점검하고 지역사회와 공유하며 문학관 설립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역 정체성 확립 및 지역문화 구심점 역할  
새 도시 이미지 창조 자원으로 활용 가능성
문학으로 꽃피우는 광양시, 함께 노력 필요

국내 유명 문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그 문인들의 제자나 고향 지역에서는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으며 문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지자체의 홍보를 위해서 문학관을 건립하는 경우도 전국에 100여 곳에 이르고 있다.

광양지역에는 근대문학의 대표작가인 매천 황현과 현대소설의 정점인 김승옥 소설가를 비롯해 정채봉 동화작가, 이균영 소설가 등 한국 문단에 큰 영향을 끼친 문인들이 광양지역과 인연을  맺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이들을 기념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문학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문화의 구심점으로 지역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와 문화, 교육, 경제, 관광까지도 영향을 주는 만큼 광양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할 미래의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광양시는 산업도시에 치중돼 성장과 발전을 이루면서 부족한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와 갈증이 항상 제기되고 있으며 도시 성장과 발맞춰 지역의 문화와 관광 활성화도 함께 이뤄져야 할 부분도 큰만큼 광양시가 문화관광 사업 분야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고유한 정신과 뿌리를 찾아내고 확대하는 작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지역 문인들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해 문화도시의 지위를 높여 나가 문학으로 꽃피우는 광양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문학관의 중심 한국문학관협회
사단법인 한국문학관협회는 전국의 95개 문학관이 가입돼 있는 단체다. 한국문학관협회는 문학관 운영 활성화 및 지역 주민의 문학 향수 기회를 넓히고, 프로그램 상호 공유를 통한 우수 문학 프로그램 개발, 문학관 운영 인력 양성, 문학관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및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전국 문학관 홍보 및 협력 네트워크 운영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4월 설립됐다.

현재는 법인화를 통해 국민과 회원 문학관을 위한 공익적 사업을 확대하고 한국 문학의 진흥과 문학 유산의 보존, 전시, 교육, 홍보를 지원하는 단체로 성장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민과 일반 시민, 청소년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지역 문학관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첫 번째, 문학관 운영을 위한 지원사업이 있다. 회원 문학관의 홈페이지를 운영·보완하고, 문학관의 전시 자료, 보존 시설, 수장고 확충 등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지역 문학관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2019년부터는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두 번째 사업으로는 문학관 관계자, 문학 작가(상주작가)의 문학 향수 및 교류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문학관협회 주관의 행사를 기획해 문학관 실무자를 위한 사업 설명회(정기총회) 및 워크숍(상반기·하반기 워크숍)을 연 2회 이상 개최하고 있다. 또한 전국대회 행사를 통해 문학관 관계자와 문학 작가(상주작가) 간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세 번째 사업으로는 우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문학관과 해외 선진 문학관 및 문학 시설 관련 연수 사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 문학관과 해외 선진 문학관, 문학 시설을 탐방하면서 우수한 프로그램 및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협회에서는 문학관 건립을 위한 지원도 실행하고 있다. 회원 문학관 홍보를 위해 홍보 책자와 자료집을 매년 발간하며,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문학관 설립 준비 및 과정은 한국문학관협회가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있으며, 설립 후 운영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실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문학관협회는 앞으로 지역의 문학관과 깊은 유대 관계를 강화해 문학으로 꽃피우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보삼 사단법인 한국문학관협회 회장
전보삼 사단법인 한국문학관협회 회장

Q.한국문학관협회와 만해기념관이 함께 있는 사연은 무엇인가요?
한국문학관협회의 정관에 의거, 협회의 사무소는 협회장이 운영하는 문학관 내에 두도록 했기 때문에, 2017년부터 현재까지 현 회장 관인 만해기념관에 협회 사무국을 두고 있습니다. 

Q.만해 한용운 선생님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1981년 만해기념관이 처음 문을 연 곳은 서울 성북동 심우장입니다. 심우장과의 인연도 어느덧 50년이 넘었습니다. 심우장은 만해 스님이 말년을 보낸 집입니다. 남쪽에 자리한 조선총독부에 등을 돌리고 지은 성북동 북향집으로 지금은 국가 문화재(사적 제550호)가 되었습니다.
1981년에 비로소 350만원의 셋돈을 마련해서 우선 사랑방(만해가 살던 방)을 사용하는 것으로 하고 심우장에 들어갔습니다. 그 밑에 가건물을 만해기념관의 사무실로 쓰면서 일 년을 보냈습니다. 전체를 만해기념관으로 개관한 것은 1981년 10월 30일이었어요. 당시에는 박물관이 뭔지 문학관이 뭔지 그런 개념도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기념관이 좁아서 사람이 와도 걱정이고, 안 와도 걱정이었습니다. 교통이 불편해서 찾는 사람이 적었지만 어쩌다가 단체로 10명이 오면 앉을 데가 없어서 고민이었습니다. 심우장이 문화 운동하기에는 정신이 좋고 뜻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남한산성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남한산성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산성을 찾는 사람들의 10%에게만이라도 만해 스님을 알리면 성과가 좋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90년에 남한산성으로 옮겨왔는데 벌써 30년이 되었고, 지금 남한산성의 본건물인 만해기념관을 지은 지가 벌써 26년이 되었습니다.

Q.문학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문학관 설치를 위해 조언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문학은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창작품입니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내용, 또는 성장 배경 등이 작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작품에도 고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바로 작가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다양한 경험이 작품에 녹아 있는 점 때문에, 지역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작품의 산실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한 면에 있어서 문학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지역의 작가를 발굴하고, 문학이 지역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지역 문학관은 매우 존귀한 가치를 갖는 것입니다. 지역의 작가를 알리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알리는 수단으로 문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데 문학이 갖는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Q.문학관 설치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문학관은 건물, 콘텐츠, 전문가. 이 세 가지가 기본 요소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입니다. 사람이 있어야 건물도 짓고 콘텐츠도 모이는 법입니다. 지역 문학관의 활성화는 그 문학관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가 있느냐 없느냐가 성패를 가름합니다. 그러므로 지역 문학관은 그 지역의 인재를 기르고 투자해 지역과 문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문학관을 운영해야 합니다. 문학관 활성화는 전문가(학예사)가 반드시 필수 요건입니다. 지역의 문학관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전문가)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전문가가 있어서 지역을 살리고 문학을 살립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문학이 있고, 문학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는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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