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 광양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사무국장

조은정 광양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사무국장
조은정 광양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사무국장

지난 7월 11일은 인구의 날이었다. 1987년 7월 11일 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이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50억의 날(The Day of Five Billion)’에서 유래해 1989년 UN개발계획(UNDP)이 매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제정했다. 인구수, 인구 분포, 고령화 등 다양한 인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환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 세계 규모의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결과가 이날 발표되기도 한다.

한편 전 세계 인구는 1999년 10월에 60억 명, 2011년 10월에 70억 명을 돌파했다. 오늘 날짜로 조회해 보니 현재 전 세계 인구수는 80억4531만1447명이다.

지난 7월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가족 친화 지역사회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인구 늘리기 정책에 기여한 공이 크다 해 도지사님 표창을 받게 돼 도청에 다녀왔다. 기념식에 앞서 시작한 축사에서 세계 인구의 날이 처음 제정된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수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걱정하면서 제정이 됐다는데 지금은 인구 증대에 이바지한 공로를 치하하는 날이 됐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전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데에는 산아제한 정책 시작이 한몫한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며 나라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캠페인 문구는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에도 남아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1960년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1970년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1980년대)’ 등의 노골적인 타이틀을 내세워 낙태를 권장하고 피임약도 공급하는 등 대대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 둘, 딸 둘을 낳으려던 나의 어린 시절부터의 바람으로 다행히 초저출산의 시대에 여섯을 낳아 이제는 애국자 소리까지 듣는다.

출산율이 저조하고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이리 상까지 받을 수 있는 일인가 잠시 잠깐 낯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지만 다자녀 집안이라고 하면 사람들 반응에 늘 뒤따라오던 ‘나라에서 상 줘야겠네’라는 말을 이제는 받아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각종 인구 증대에 노력하고 있는 공로자들 옆에서 한껏 구부린 어깨를 펼 수 있었다.

사실 내가 다자녀를 두지 않았다면 인구의 날의 유무나 알았을까마는 내 아이들이 여섯이나 되기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날들에 대해 늘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앞선 기사에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다뤄주셨는데 너무 날것 그대로 기사가 나와 사실 조금 당황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우리 가정의 모습이 어떨지 판단할 순 없지만, 아이들 입에서 여동생을 더 낳아달라는 둥 자기는 커서 20명을 낳겠다는 등의 맹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다 채워주지 못하고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크고 있어도 아이가 많은 우리 집이 좋은가보다 싶다.

요 며칠 아이들이 번갈아 가며 감기에 걸려 열이 나는데도 엄마, 아빠가 일을 하기에 집에 혼자 남겨져 있기도 했지만 서운해하는 말 한마디 없이 되려 걱정할 엄마, 아빠를 위해 따박따박 열을 재고 온도를 알려주기도 하고 쉬라고 집에 두었는데 청소기도 돌리고 빨래도 개어 놓는 기특한 행동도 보인다. 북적북적해도 다 같이 모여서 하는 일들 덕에 추억거리도 많다 보니 세월 지난 옛 사진 하나에도 이 녀석 저 녀석 추억의 일화들이 쏟아져 나온다. 동생 얼굴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설정해 두고 태어난 날부터 D-DAY를 해놓는 아이들을 보면 매일 같이 투탁대도 서로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같이 운동을 하다 보니 형제이자 동료이자 경쟁자가 돼 자그마한 경쟁에서 늘 힘겨루기를 하지만 그것 또한 해가 지나면 아이들에게 그저 서로를 추억하는 자취가 된다.

이번에 교육감기 수영대회에 4명의 아이가 대회에 나갔는데 모두 값진 메달을 안고 돌아왔다.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고 함께 건강히 운동하면서 꾸준히 몸과 마음이 잘 성장해주고 있음이 무척이나 감사해진다.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내가 받은 표창에 고작 상장 하나뿐이냐라는 말도 하지만 초저출산의 시대에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고 있는 것이 이토록 잘했다 인정받고 가치 있게 여겨지는 순간이었기에 구의 날을 꼭 기억하고자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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