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기자
이지성 기자

정인화 시장이 이순신 랜드마크에 대해 초지일관하는 모습이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19일 광양 관광활성화 포럼의 인사말에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유추할 수 있다.
이날 정인화 시장은 “그동안 여수, 순천처럼 관광객이 찾아오는 광양시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일종의 의무감과 자신감, 그런 것들이 계속 제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초지일관 모습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광양시 랜드마크가 이순신으로 가이드가 정해졌다는 것이다.

광양시는 이순신 철동상 랜드마크 사업 용역비가 한차례 의회에서 삭감되자 두 번째에는 이순신을 빼고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이순신 장군에 한정된 것이 아닌 원점에서 랜드마크를 검토하겠다고 의회에 설명했지만, 추경에 반영되지는 못했다.

집행부의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설명이 있고 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정 시장은 광양시 주요 사업 보고를 통해 이순신과 철을 콘셉트로 한 복합 관광 시설물 건립을 또다시 공개 발표했다.

한편 정인화 시장은 이순신 랜드마크를 반대하는 논거로 이순신 장군과 광양과의 연관 관계, 단순한 철덩어리 시설물이라는 오해 이 2가지 이유에서 이순신 랜드마크가 저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광양시 랜드마크에 대해 시민들과 서로 소통하기 위해 두 차례 진행된 광양 관광 활성화 포럼에서도 이순신이 주요 논제였다.

이순신과 지역 간 역사적 연결성이 없다는 반대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한 짜맞추기식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이번 광양 관광 활성화 포럼에서 제안된 결과물이 한·중·일 추모 공간 조성으로까지 흘러갔다.
이순신과의 연관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 중국의 혼까지 위로해야 하는 뚱딴지같은 제안이 나온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 한번 옳다고 믿는 생각은 잘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지금 광양시는 이순신 랜드마크로 세팅된 지극히 ‘확증 편향적’ 모습이다.

시청 공직자들도 정부나 상급 기관의 조사나 발표 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관광 이야기만 나오면 ‘왜 그러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내 일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를 비롯해 정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는 진심으로 광양시 발전을 생각하는 사람들보다는 내 일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정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도 많다. 귀를 기울이지 않을 뿐이다. 

중동에서 식당을 하는 한 상인은 정 시장이 가게 방문을 원했지만 여러 번 거부했다고 한다. 이처럼 정 시장이 문전박대를 당하는 곳도 있다.
이런 곳은 다시는 안 간다. 안 가면 그만이다. 안 보면 그만이다. 하지만 시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직자가 울타리 벽 넘어도 봐야 함은 당연하다.

광양시 랜드마크를 하지 말자는 일차원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울타리 너머의 생각들이 전달되고 다양한 랜드마크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지금보다 한 바퀴 더 굴러가 발전되는 방향으로 광양시 관광랜드마크가 도출되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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