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환경 파괴와 불평등,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였으며, 경쟁과 효율을 기반한 이윤의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인 시장경제와 달리 협동과 연대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지역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경제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기업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서비스 제공과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등 사회적 목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역대급 긴축재정 기조가 사회적경제에도 영향이 미쳤다. 지난 9월 1일 고용노동부는 제4차 사회적기업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2008년 제1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 이후 진보/보수 정부와 무관하게 15년이상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사회적경제 정책을 전면 개편하여 파격적인 방향 전환과 함께 2024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중앙정부의 사회적경제 지우기 정책으로 지역의 사회적경제인들은 충격이 이만저만 아닌 상태이다. 반면, 광양시는 사회적경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민선 8기 조직개편에서 사회적경제팀을 신설하였으며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한 공간으로 통합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광양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인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앞다퉈 설립되는 흐름속에 2019년 4월에 설치되었다. 센터가 설치된 이후 사회적경제 기업의 양적 성장은 괄목할만하다. 2019년 68개에서 2023년 8월 현재 117개까지 성장하였다. 이는 광양시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관심, 센터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른 것이다. 질적 성장에서도 못지않은 성과를 나타냈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비롯하여 경영 컨설팅 및 판로 지원으로 매출향상을 이루었으며 각종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지원사업 공모에서 다수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도 있었다. 또한, 최근 이슈인 ESG 경영을 어떤 기업보다 앞서 이미 실천해오고 있다. 사회적기업 설립을 위해서 기업 목적과 사업계획서에 ESG 경영과 관련된 내용이 녹아 있어야 하며 인증된 이후에도 평가 요소에 환경친화(E)적이고 사회적가치(S) 실현과 의사결정의 투명성(G)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같이 사회적기업이 거둔 성과와 지속가능한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왜곡된 진단과 현장의 목소리와 동떨어진 정책 발표에 중간지원조직 책임자로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을 육성에서 자생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인건비와 사업개발비 등 직접지원은 전면 폐지하고 경영컨설팅, 판로 확대, 투자유치 및 정책자금 지원 강화 등 간접지원 위주로 방향을 변경하였다. 사회적기업이 본연의 목적인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사회적가치 평가 도구인 SVI(Social Value Index) 측정 결과를 공공구매·세제혜택 등과 연계하여 차등 지원하기로 하였다. 지극히 이상적이고 나아갈 방향임에는 동의한다.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진정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가 이루어진다면 자유시장경제는 사회적시장경제 방식으로 운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적경제인들이 꿈꾸는 세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급격히 단계를 뛰어넘는 이상향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적절한 유예기간 없이 예상치 못한 정책의 변화로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경제인들에게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 그래도 사회적경제는 계속 가야 한다. 여기서 좌절해서는 안 되겠다.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극복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사회적경제가 언제까지 정부 정책에만 기대어 갈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사회적경제의 자조적 노력을 통해 사회적경제 정체성 강화의 계기로 삼을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발전을 위해 사회적가치와 사회혁신을 만드는 사회적경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마음을 모아 손잡고 가는 길♬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어♬ you and me 우리 함께 두 손 잡고서 희망을 나눠봐요.♬ 완전히 달라진 날들에 어린왕자의 미소♬ 다 같이 마음 열고♬ 함께라면 행복해 beautiful day! ♬”

사회적경제 송(song) “어린왕자의 미소”의 가사 일부이다. 사회적경제의 핵심가치인 협동과 연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목적과 미션을 지키면서 그래도 계속 뚜벅뚜벅 나아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