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벽화로 한층 밝아진 광양중학교
기다란 벽면 따라 사계절 속 캐릭터 ‘뿜뿜’
학생, 학부모, 포스코 봉사단 함께 구슬땀

광양중학교를 둘러싼 어두 칙칙하고 지저분했던 방음벽 하단 벽면이 귀여운 캐릭터들의 벽화로 채워지며 학교 주변이 한층 더 밝아졌다.

최근 포스코 에버그린 벽화 재능봉사단(이강복 단장)과 광양중 학부모회(김가현 회장) 그리고 광양YMCA(박두규 이사장)가 공동으로 광양중학교 방음벽 하단 빈 벽면에 이색적인 벽화를 조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양YMCA에서 이곳 벽면이 곰팡이와 이끼로 얼룩덜룩해져 보기에 좋지 않다는 많은 시민과 청소년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진행하게 됐다.

먼저 광양YMCA는 청소년들의 감성을 존중하고 살리기 위해 그동안 지역사회 벽화조성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고등학생(백운고 1학년 죠안)에게 벽화 디자인을 의뢰했다.

벽화 디자인 작업은 9월부터 약 2달간 진행됐으며 디자인 구성이 끝난 후 10월 19일에 포스코 에버그린 벽화 재능봉사단, 광양중 학부모회, 광양YMCA 관계자들이 모여 디자인과 벽화조성 일정을 확정했다.

이어 10월 28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학부모(5명), 청소년(10명), 봉사단원 외(5명)이 협력해 벽면을 청소하고 하얗게 바탕색을 칠하는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그 후 디자인을 구성한 학생이 10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주말과 등교 전 아침 시간을 이용해 밑그림을 그렸고 11월 4일 봉사단원들이 원활한 색채 작업을 위해 밑그림에 선을 그려주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11월 11일과 12일에 학부모, 청소년, 봉사단원 등 20여명이 다 같이 모여 색채 작업을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11월 18일 코팅 작업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김가현 광양중 학부모회장은 “작업하는 동안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봉사자들이 고생스러웠지만 예쁘게 벽화가 마무리돼 만족스럽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캐릭터들로 디자인돼 같이 한 아이들이 즐겁게 벽화를 그릴 수 있었고, 무엇보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숨 막히는 학력 위주의 사회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앞으로도 사회에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로 성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강복 포스코 에버그린 벽화재능봉사단장은 “포스코와 SNNC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늘 벽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양YMCA의 요청에 흔쾌히 수락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장은 “이번 벽화작업에서는 미술 계열 진학을 목표로 꿈을 키우고 있는 지역 고등학생이 도안을 멋지게 그려줘 봉사단원들이 즐겁게 색칠하고 완성도 높은 벽화작업이 가능했으며 보통 봉사활동이 오후 5시 전에 마무리되는데 봉사자들이 가로등 불 밑에서 저녁 늦게까지 작업을 같이해 평소보다 빠르게 벽화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복 단장은 “방음벽 벽화와 함께 추가로 학교 운동장 안쪽 노후화된 벽에도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곳은 캘리그래피를 통한 좋은 문구들로 채워 넣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죠안 백운고 1학년
죠안 백운고 1학년

“벽화 보며 기분이 좋아지길”

광양중학교 방음벽 하단 벽면의 도안을 그린 죠안 학생(백운고 1학년)은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학교 댄스동아리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죠안 학생은 초등학교때부터 일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 미술학원 등 미술 분야에 관한 공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대학교도 미술 계열로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벽화 도면은 광양YMCA에서 먼저 요청을 했으며 그동안 광양YMCA에 대한 그림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 왔다.

광양읍 광양Y카페의 ‘미소’ 그림도 죠안 학생의 작품이다.
광양중학교 벽화 주제를 ‘정원’으로 정한 죠안 학생은 “외모가 각기 다른 친구들의 사계절을 지내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서로 다른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내듯이 ‘다름’이 모여 아름다운 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죠안 학생이 한국인은 아니지만 태어나고 자란 곳은 광양인 것처럼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저마다 아름다운 모습들이 모여 정원을 이루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죠안 학생은 이번 벽화작업을 위해 등교 전과 하교 후 밤늦게까지 틈틈이 작업에 참여했다.

죠안 학생은 “도안을 직접 만들다 보니 책임감이 컸지만 학교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들이 수시로 격려해 주시고 봉사 참여자들도 힘든 작업이었을 텐데 즐겁게 벽화를 그려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벽화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화사해진 벽화를 보고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냥 슬쩍 쳐다보고 조금이라도 웃고 기분이 좋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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