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필 유고 지켜내 윤동주 시인으로 부활

광양시가 지난달 30일 윤동주 탄생 106주년을 맞아 윤동주의 육필시고를 간직해 시인으로 부활시킨 정병욱 가옥을 방문할 것을 추천했다.

광양은 윤동주가 한 번도 밟지 않은 땅이지만 연희전문 졸업 기념으로 출간하려다 좌절된 육필시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켜내 시인으로 부활시킨 역사 공간이다.

정병욱은 윤동주가 아끼던 연희전문 후배로 우리 말과 글이 금지된 일제강점기, 윤동주가 친필로 써서 묶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고이 간직해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다.

그 유고에는 서시를 비롯해 별 헤는 밤, 자화상, 길 등 시대의 어둠을 비추는 별과 같은 19편의 시가 또박또박 새겨져 있다.

윤동주는 19171230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명동학교,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서울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42년 일본 도시샤 대학에 입학했으나 1943년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됐다가 1945216일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에 순국했다.

윤동주는 생전에 시인으로 등단하지는 못했지만 정병욱이 지켜낸 친필유고를 바탕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 전격 간행되면서 마침내 시인으로 부활했다.

광양 망덕포구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제341)’에는 명주보자기에 싼 유고를 항아리에 담아 마룻바닥 아래 간직한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재현돼 있다.

정병욱 가옥에서 500여 미터 걸어가면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31

편 전편을 시비로 아로새긴 윤동주 시 정원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지난 11,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 중 영어로 낭송해 화제가 됐던 '바람이 불어'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양시는 망덕포구와 배알도 섬 정원을 잇는 해상보도교 명칭을 별헤는다리로 명명하고 윤동주 테마 관광상품 운영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광양과 윤동주의 관계 브랜딩에 힘쓰고 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윤동주 탄생 106주년을 맞아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등불 같은 시를 쓰며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추구한 윤동주의 순결한 시 정신을 기리는 광양으로의 역사문학 여행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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