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약화로 표 예매 부진…전년 대비 관람객 4천명↓
푸드트럭·제휴 점포 참여도 낮아 지역 경제 효과 제한적
시 “홍보·운영 체계 개선해 내년엔 완성도 강화”
제5회 광양 K-pop 페스티벌이 라인업 약화와 예매 부진 등으로 기대에 못미친 성과를 내며 시민들의 아쉬움을 샀다.
지난 17~18일 이틀간 광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경서, 헤이즈, 웬디, 어반자카파 등이 출연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쳤지만,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메인급’ 가수의 부재로 현장 열기는 예년만큼 뜨겁지 않았다.
2022년 오마이걸·에이핑크·김범수·거미, 지난해 비·QWER·브브걸·하이키 등이 참여했을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행사 당일까지도 일부 좌석이 남았다. 관람객 수도 지난해 2만6천명에서 올해는 2만2천명으로 줄어, 약 4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실질적인 지역 참여와 경제 효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라인업 약화로 관람객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행사장 내 푸드트럭 10여 곳 중 지역 업체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운영 인력 또한 대부분 외부에서 투입돼 지역민의 참여와 경제적 환류 효과가 미미했다.
광양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티켓 소지자 지역 제휴 이벤트’ 역시 실효성이 낮았다. 제휴 점포는 음식점·카페·숙박시설 등 8곳에 그쳤으며, 일부 점포는 축제 기간 내 티켓을 제시한 방문객이 전무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점포가 매출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으며, 광양 불고기 식당들 역시 공연 종료 시간이 늦어 관람객 유입이 어려웠고, 지역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 시민은 “K-pop 문화를 광양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관객을 끌 수 있는 라인업 구성이 필요하다”며 “두터운 팬층을 가진 가수가 부재하면 티켓 판매와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인근 지자체는 축제마다 지역 업체를 참여시켜 경제 효과를 높이는데, 광양은 지역 업체가 한 곳만 참여해 아쉽다”며 “이런 점에서 지역 참여를 확대하고, 외부 관람객이 광양에 머물도록 유도하는 전략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광양시는 올해 페스티벌의 라인업과 운영 방식이 외부 전문가와 대행사 중심으로 결정되면서 시의 직접적 개입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대행사에 과업지시서를 통해 음악차트 순위와 등급 기준을 제시했고, 총 6개 대행사가 이를 바탕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외부 심사위원단이 제안된 라인업과 기획안을 평가해 총점이 가장 높은 대행사를 최종 선정했다. 2일차 공연은 포스코가 별도로 대행사와 계약해 진행했으며, 지원 예산이 9월 초에야 확정되면서 인기 가수 섭외가 임박하게 이루어지는 등 일정상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홍보 일정은 지난해보다 앞당겨 진행했지만, 추석 연휴와 겹치면서 시민들이 행사 내용을 인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일정과 예산을 조기에 확정하고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연계 방안과 홍보 전략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광양 K-pop 페스티벌은 관객 수와 경제적 효과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역 시민과 방문객이 함께 대중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는 내년 행사에서 준비 단계부터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 높은 축제’로 도약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