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사자석등·삼층석탑 원위치 확인 위해
내년 1억9천만원 투입 전면 발굴 착수 예정

광양시가 지난달 28일 중흥사 내 천불전을 해체하고 실시한 시굴 조사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중흥산성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의 제자리 확인과 석등과 석탑 조성 당시의 사찰 규모 및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된 이번 시굴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중흥사 내 보물 광양중흥산성 삼층석탑 주변 매장 유산 1차 시굴 조사에 이은 2차 조사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이번 2차 조사에서도 기와 파편과 전돌이 발견되는 등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시굴 조사 자문을 한 최인선 순천대 사학과 교수는 “이번 2차 시굴에서도 석탑과 관련된 통일신라 시기의 기와들이 나왔다. 탑과 석등을 만든 시기의 유물이 같이 나온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 시기에 실제로 이곳에 사찰이 존재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로 이어지는 시기의 기와들에는 대체로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아직 명문 기와가 발견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향후 발굴 과정에서 명문이 출토된다면 사찰의 정확한 명칭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굴에서 의미 있는 유구들이 확인된 만큼, 천불전과 마당 등 현재 건물이 없는 구역은 전면 발굴조사를 실시해 사찰의 성격과 역사적 실체를 더욱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이은철 광양지역사 연구회 마로희양 대표는 “이번 시굴조사에서 명문 기와가 확인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조만간 전면 발굴조사를 통해 중흥산성 일대에 있었던 사찰의 정확한 이름이 밝혀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중흥사에 남아 있는 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이 본래의 이름과 위치를 되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그 의미를 온전히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양시는 이번 2차 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사기관의 최종 보고서가 완료되는 대로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먼저 시굴조사 결과와 단국대학교에서 진행한 학술용역 결과를 종합해 국가예산청과 국립박물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찰 유적의 존재와 중흥산성 내 석탑·석등의 연관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광양시는 내년 중 본격적인 전면 발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올해 11~12월 중 관계기관과 조사 일정 조율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전면 발굴조사에 필요한 조사비 1억9천만원도 확보한 상태다. 발굴이 진행되면 사찰의 전체 규모와 구조, 기단·배수로·초석 등 건물지의 성격이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조사 절차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단계별 검증을 거쳐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전면 발굴을 통해 중흥산성 일대의 역사적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석등과 석탑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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