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작가 저서·자료 아카이브화
시민 참여로 문화자산 확대 기대
출판기념 및 체험 프로그램 진행

광양의 문학과 예술, 지역민의 삶을 기록·보존하는 ‘글밭도서관’이 지난 8일 진상면 농부네텃밭도서관(서재환 관장)에서 문을 열었다. 빈 창고를 개조해 조성된 글밭도서관은 시민과 기관의 참여로 장비와 자료를 갖춘 문화 아카이브로 운영되며, 향토 문학과 역사 기록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기념식에서는 서재환 관장의 저서 ‘광양이라는 이정표를 과냥이라고 읽는다’ 출판기념회가 함께 열렸다.

또한 광양문화도시센터 후원으로 전통놀이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축하공연과 목판 시화 만들기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서재환 관장은 “이 공간은 원래 비어 있던 창고였으나 지역 문화 활동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여름 내내 직접 정비해 왔다”며 “여러 기관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장비와 자료를 갖춰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들며 기록을 남기고 자료를 만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지역 곳곳에 흩어진 기록은 알려주기만 해도 찾아 정리해 아카이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직 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분의 참여로 공간이 채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글밭’을 지역 문화의 자산으로 키워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시훈 광양문화도시센터장은 “서재환 관장은 문화도시 사업 이전부터 광양 문화 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분”이라며 “오늘의 개관은 선생님이 열어온 흐름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문화운동이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센터의 여건이 넉넉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선생님이 제시한 방향성과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모아 지역 문화의 불씨를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박행신 동시작가는 “예전 서 관장은 이 공간과 인근 동산을 지키기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말마다 현장을 찾았던 사람”이라며 “지금은 동산이 사라졌지만,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힘을 보탠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오늘 남겨진 기록들이 앞으로 지역 문화의 방향을 잡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문화 활동이 본래의 방향을 지켜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밭도서관은 광양 출신 작가들의 저서와 기록물은 물론 개인들의 방송 출연 영상, 전시 도록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보존하며 이순신 장군과 광양의 인연, 박태준과 광양제철의 역사, 매천 황현·윤동주·정채봉 등과 관련한 자료까지 아우르는 향토 문화 아카이브 구축을 목표로 한다.

도서관은 초기에는 소규모 열람실과 전시 코너 중심으로 운영되며, 향후 향토작가 기념존, 광양 사투리 백일장, 영상자료 아카이브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운영 과정은 블로그와 SNS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며 지역 언론과의 협업, 작가 가족·학교·문학회 연계, 자원봉사자 및 지역 학생 참여 등 다양한 지역 협력 모델을 함께 추진한다.

자료 기증이나 운영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농부네텃밭도서관(010-4606-5025)으로 문의하면 된다. 도서관 운영과 자료 수집을 위한 후원금은 농협 351-1322-3605-03(예금주: 서재환·농부네텃밭도서관)으로 접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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