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경·김석기·오현영 로컬 전문가와 함께
청년 정착 및 지역 과제 공유
“머물고 싶게 하려면 의미·재미·연결 필요”
광양시와 전남CBS가 공동 주최·주관한 2025년 인구포럼 ‘로맨스 광양-가슴 뛰는 청년들의 도시’가 지난 12일 광양예술창고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김정완 광양시 부시장을 비롯해 도·시의원, 청년창업가, 농업·문화·관광·주민자치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 150여 명이 참석해 청년 정착과 지역 활성화 전략을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했다.
이번 포럼에는 청년 정책과 지역 발전을 연구·실천하는 세 명의 로컬 활동가가 강연자로 참여해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청년 정착 전략을 소개했다.
첫 번째 강연자인 정수경 즐거운도시연구소 대표는 ‘청년이 즐거워하는 도시에는 이것이 있다’를 주제로, 전주 원도심에서 도시재생과 사회혁신 연구를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정책과 공간 설계 과정에서 청년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기술 특화나 상권 조성보다 청년의 생활 반경에 맞춘 장소성과 서포트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자인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대표는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와 겪은 현실을 토대로 ‘로컬 생존기’를 발표했다. 그는 역차별·소일거리 경험·1인 기업 창업·협동조합 설립 과정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지역에서 청년이 돈과 의미를 동시에 창출하기 위한 조건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역 정착을 “지속 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강연한 오현영 시고르잡화점 대표는 전북 부안에서 소규모 브랜드를 운영해온 경험을 공유하며, 작은 도시에서도 로컬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 진입 장벽, 소비 기반의 한계, 공동체 협업 전략 등 청년 창작자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과제를 짚었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는 지역 정착, 청년 유입, 협동조합의 지속 가능성, 자녀 교육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지역에서 디자인업을 하는 한 청년은 타지 청년 유입 방안을 물었고, 이돈견 광양시의원은 ‘광양을 빌려 쓰는 경험’의 가능성과 협동조합 운영의 한계를 질문했다. 한 시민은 지역 정착 세대의 미래 자녀 교육 고민을, 임형석 전남도의원은 청년 조합원들의 정착 여부와 필요한 행정 지원을 질의했다.
정 대표는 “지역 청년 간 만남과 연결을 넓혀 관심을 외부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요한 네트워크를 만들 사람이 부족하다면, 누구를 초대해야 하는지부터 정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도시를 빌려 쓰는 청년은 결국 돌아가기 마련이므로, 그들을 붙잡아 줄 지역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협동조합 운영과 관련해 “협동조합은 지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먼저 검증해 시행착오를 대신 겪으며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지속을 위해서는 사업 모델과 아이템을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 교육에 대해서는 “입시의 목표를 ‘인서울’에 두고 아이를 몰아가는 기존 방식대로 키우고 싶지 않다”며 “맞지 않는 교육환경이라면 다른 대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원금보다 기본적인 문화·의료 인프라가 더 절실하다”고 했다.
한편 행사장 외부에는 지역 마을기업과 청년기업이 참여한 전시·홍보 부스가 운영돼, 참석자들이 청년 창작자의 굿즈·로컬 브랜드 제품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정완 광양시 부시장은 “광양의 특별함을 찾고 청년과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며 “청년이 희망을 갖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광양이 젊은 세대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가 되도록 시 차원에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