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바다 일을 해오던 태인동과 광영, 골약, 초남 일원의 할머니들은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면서 부턴 더 바쁜 겨울을 맞이한다.

바야흐로 굴의 계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광양만에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진 겨울 한 씨엔 김을 하고 김을 하지 않는 물때나 조금엔 갯벌에 지천이었던 굴 까지를 했던 어머니들이었다.

지난 21일 찾은 태인동 용지마을 굴 막. 십여 명의 할머니들이 굴 까기에 한창이다. 새벽 6시면 나와 저녁 9시까지 굴을 깐다니 참으로 고된 일이다. 힘들지 않으시냐는 물음에 할머니들은 “놀면 뭐한 당가, 아직 몸이 말을 들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야지”라고 하신다.

“사진은 나중에 찍고 이리와 굴 맛 좀 봐”라는 성화에 입 안 가득 굴을 받아 물었다. 처음엔 짭조름했던 굴 맛이 우물우물 입안에 굴리니 금방 제 맛이 난다.

“하루 일하면 얼마 버시는데요”
“5만원도 벌고, 6만원도 벌어”
“그럼 그 돈 벌어서 뭐하시는데요”
“약 사먹고, 손주들 용돈도 주고, 살림도 하고, 만난 것도 사먹고 하지”

고된 작업이지만 하루 5만원~6만원은 할머니들에겐 제법 큰 수입이다. 1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굴 까기는 그래서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높은 부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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