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그들의 눈높이로 바라보자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자 지역의 미래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이 밝게 성장하고 바르게 자라야 추후 훌륭한 인재가 되어 국가 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밝히는 지역의 큰 힘이 될 수 있다. 청소년 시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해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 그리고 문제를 낳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문제가 있다고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우리의 뒤를 이어나갈 세대로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교육시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배려와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학교폭력 등 청소년들의 실태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광양학생, 노골적 학교폭력 줄어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우리지역 학교폭력은 2011년 18건, 2012년 33건, 2013년 24건으로 집계됐다.

광양시 내 통계를 보더라도 실제 학교폭력(사안이 경미하거나 서로 합의된 폭력건 제외)으로 인정된 청소년들의 범죄건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2년 33건으로 학교폭력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2012년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실시해 그동안 숨겨져 왔거나 신고하지 않던 학생들이 폭력피해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 폭력실태가 표면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폭력에 대한 징계와 처벌이 어떠한지도 학생들은 알게 돼 예전처럼 노골적으로 왕따를 시키거나 심각할 정도의 물리적 폭력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폭력으로 폭력양상만 바뀌고 있지 실제로 가해자의 폭력의 정도나 횟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반론도 있다.

작년 10월 광양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광양교육지원청 We센터가 광양청소년 1081명(총학생수 1만53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생활실태에 관한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신체 폭행, 따돌림, 언어폭력)의 피해경험으로 1년에 1~2번이 2.3%, 1달에 1번이 1.0%, 심지어 거의 매일이 0.8%로 집계됐다.

이는 거의 매일 학교폭력을 당하는 학생들이 광양에서만 최소 120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광양지역에서도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보호 예산은 늘고, 청소년 활동지원 예산은 줄어

청소년에게 지원되는 예산은 오히려 축소돼 예산이 좀 더 확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양시의 올해 청소년관련 예산은 청소년 시설 관리 5억1300만원, 청소년 활동지원 3억3600만원, 청소년 보호 3억8천만원 등으로 올해 청소년 예산은 13억3300만원으로 작년보다 1억여원 정도 축소 편성됐다.

다만 청소년 폭력 예방에 대한 관심으로 청소년 보호 예산은 작년보다 1억원 증액됐다.

작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학교폭력 내방상담은 350건, 전화상담 1000건이 넘는 등 지속적으로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펼쳐 이제는 가해학생들의 물리적 폭력의 수위는 낮아졌으며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청소년 활동지원 예산중엔 청소년들만의 공간인 동아리 지원예산이 있다.

이 예산으로 YMCA에 등록된 광양시 내 학교별 수십 개 동아리의 지원비는 10여만 원씩 집행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예산이 300만원으로 싹둑 깎였다.

청소년들만의 동아리 공간 예산은 국비 지원이 줄어들면서 한해 지원비가 6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청소년 보호에 관한 예산은 늘고 있는 반면, 동아리 지원, 청소년 자체행사 등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청소년활동 지원 예산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김정운 YMCA 사무총장은 “청소년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이 어른입장에서 바라보고 아직도 학업향상 위주의 예산은 9천만원 씩 집행되면서 청소년들의 동아리와 행사 지원 예산은 축소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성인이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보지만, 실제로 백운장학회에서 지원되는 서울대 4년 전액장학금의 수혜를 입은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어 백운장학회에 기탁한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과연 공부만 잘하면 전부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문제, 청소년 입장에서 접근

시 관계자는 “학교 폭력 등 청소년들의 범죄는 결국 맞벌이 부부 증가, 가정 불화, 부모의 언어 폭력과 물리적 폭력에서 기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보다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학부모대상 프로그램으로 부모자녀 관계 개선을 위한 ‘부모대학’, ‘찾아가는 학부모 학교폭력 예방교육’, 올해 처음 개설하게 될 ‘아버지 학교’ 등이 있다.

부모와의 관계가 무너진 학생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부모와의 갈등 등 가정 문제인 경우 친구 이외는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청소년들은 주변의 소문이나 시선을 의식해서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치료를 받는 당사자가 가정불화에 대한 상담에 대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나는 것으로 여겨 심각한 고민이 있어도 상담을 꺼리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상담을 받으러 YMCA 건물에 드나드는 청소년들에 대해 무슨 큰 문제가 있다는 식의 시선을 보내는 것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상담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다”며 “감기가 걸려 병원을 찾는 환자처럼 그저 아픈 사람을 향한 배려의 시선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인 만큼 용기를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으려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소년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성인 입장에서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답변할 뿐 청소년 입장에서 문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소년 정책도 마찬가지로 청소년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기성세대 입장에서 청소년이 큰 문제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안심형 정책에만 있지는 않는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 입장에서 접근해 어느 한 기관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에서부터 교육 기관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에서 함께 공조해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학교 당국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청소년의 눈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의 노력과 지원이 함께 한다면 청소년 문제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에게 지원되는 정책 또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정책이 아닌 경우가 많다.

청소년 정책은 일종의 미래 투자형 정책이고 저축형 정책이라 지금이라도 바로 정책을 시행하지 않아도 아무 탈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광양지역의 청소년들에게서 세계적인 인물이 배출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과감한 예산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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