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귀환 순천제일대 교수
깨달음도 잠시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정치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그리고 많은 국민들에게 많은 일들이 발생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의 하나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반년이 흘러간 지금 참사 당시 우리 국민 모두가 반성과 회한으로 애통해 하면서 마음에 간직하였던 많은 것들이 희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슬픔과 애도 그리고 비통함과 함께한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 그리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였던 많은 정치인들과 정부 관료들의 외형적 모습을 보면서 국민적 통합으로 인도될 것이라는 기대는 사건 발생 이후 얼마지 나지 않아 갈등으로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계속해서 유사한 사건들은 발생하였으며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미국 911 테러 이후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신과 법과 원칙만을 주장하는 우리가 선택한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정치권의 무능함을 느끼며 아쉬움을 갖는다.

세월호 참사는 그 당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들은 그동안 우리 부모들이 그리고 우리 자신들과 자식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루어놨으며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것임을 우리 스스로 자만하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오해로부터 깨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잠깐 동안의 행복이었던가 우리는 그 깨달음의 기쁨을 또다시 잊어버리고 있다.
대통령, 정치인 그리고 우리 국민들까지도 제도 법을 강조하였던 것에 대한 반성이 또 다시 법, 제도 그리고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고 돈과 물질을 강요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치유하겠다던 해결책에 대한 논의들은 오히려 아팠던 마음에 대해 또 다른 상처를 입히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위로와 표출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켰으며 정치권의 아전인수적인 태도는 더욱 해결이 아닌 상황을 악화시키면서 국민들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와 같은 정치구조에서 갈등의 핵심에는 대통령의 태도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통령은 법과 원칙만으로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매우 정치적이어서 국가적 상황에 매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통령의 통치는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통치라는 측면에서 유연함은 더욱 중요하다.
물론 그동안 통치자들의 남용으로 초법적 행위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매우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법과 원칙을 적용할 때와 배려와 관심을 통한 사회적 통합이 필요로 할 경우를 구별하여야 한다. 실질적으로 우리의 통치자들은 이 두 가지를 혼동하거나 반대로 적용하는 사례가 빈번하였다.

대통령은 주어진 권한과 권력으로 법과 제도를 강제하는 것이 아닌 진정성의 중요함을 강조하여야 한다. 이것은 대통령의 태도와 참모의 원칙에 있어서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반대로 대통령의 원칙의 강조는 참모 행태와의 종속적 관계를 강화하여, 사회적 소통은 경직된 형태를 띄게 될 것이다.

그런 경직성은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문제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우리들은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만들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였다.

사건 당시 이념이나 정파를 초월하여 단결하려는 모든 사회적 구성원들의 초심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기현상에 대하여 우리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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