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_ 세월호 참사 1주년, 팽목항을 찾다

4.16 세월호 참사 1주년.
‘잊지 않겠습니다’ 온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 1주년이 이르도록 진실 규명은 아득하기만 하다. 자식 잃은 유가족은 거리에 내몰려 울부짖고 있으며 9명의 실종자는 어두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과 시행령을 제정했지만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반발하며 시행령 폐지를 강력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연행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팽목항을 찾았다. 하지만 유가족은 정부의 사고 진상 규명 관련 절차에 항의하는 뜻에서 박 대통령 도착 전에 분향소를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났다. 결국 유가족이 떠난 팽목항 방파제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 등을 담은 대국민 발표를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과연 선체 인양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비소식이 있던 지난 18일 늦은 오후 도착한 팽목항. 검은 먹구름이 가득 드리워진 바다는 드문드문 빗방울을 뿌리며 방파제 가득 내걸린 노란 깃발과 리본을 휘날리고 있었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이 적힌 리본은 얼마나 긴 시간 바람에 휘날렸는지 가장자리가 모두 터져나고 있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혼절하며 통곡하던 선착장에는 조도와 관매도, 동·서차도까지 오가는 배들이 연신 드나들었지만 애타게 기다리는 소식은 끊어진지 오래였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한국작가회의,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등 단체와 ‘세월호 기억의 벽을 만드는 어린이문학인들’이 타일을 붙여 만든 ‘세월호 기억의 벽’은 진실 규명과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 방문에 항의하며 폐쇄했던 분향소는 다시 문을 열었다.

팽목항 검은 먹구름 아래에서 참았던 눈물. 세찬 바닷바람 앞에 휘날리는 리본과 9명의 실종자 사진을 보며 참았던 눈물. 하지만 벽면 가득한 영정 사진 앞에서는 차마 멈추기 어려웠는지 추모객들은 눈시울을 붉게 적셨다.

진도 팽목항으로 가는 길 유채꽃 노랗게 피었다. 참사 1주년 전국적으로 노란 리본과 추모가 가득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고 선체 인양이 이뤄질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결코 시들지 않을 다짐으로 노란 리본과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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