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유고가 보존되지 않았다면 그 존재조차 사라지고 말았을 것

등록문화재 341호‘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다.

광양읍에 위치한 광양역사문화관에 가보면 그 의미 있는 기록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그 궁금증으로 진월 망덕으로 향하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을 스치는 시 한편이 아련히 가슴에 남게 될 것이다.

며칠 전 청소년들과 우리 지역 볼거리에 대해 이야기 나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들어본 적은 있다고 하지만 그 유명한 시집이 망덕에 위치한 정병욱 가옥과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는게 당연하다 싶을 만큼 학생들은 눈을 크게 뜨고 필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는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에게 우리 지역이 간직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나씩 전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밭에 감성씨앗 하나를 심는 작업을 해보았다.

등록문화재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본다.

대한민국의 등록문화재(大韓民國 登錄文化財)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문화재다.

특히, 일제 강점기 이후 근대에 생성· 건축된 유물 및 유적이 중점적으로 등재되어 있다.

‘윤동주 유고보존 정병욱 가옥’은 1925년에 건립된 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정병욱(1922~1982)교수의 옛 가옥으로, 윤동주(1917~1945)시인의 유고가 보존되었던 곳이다.

윤동주 시인은 1941년 자선시집(自選詩集)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고 하였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여의치 않게 되자, 자필원고를 절친한 친구인 정병욱 교수에게 맡기고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1943년 일본 유학 중 항일운동 혐의로 일본경찰에 검거되어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정병욱 교수는 이 가옥에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원고를 소중히 보관해 오다가 8⋅15 광복 후 3년 만인 1948년에 시집으로 출간하게 된다.

시집에는 조국의 광복을 바라는 마음을 노래한 참회록을 비롯하여 3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정병욱 교수는 한국고전문학연구와 판소리 등 민족문화 진흥에 크게 공헌한 학자로서 윤동주와 그의 시를 세상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윤동주 시인의 시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다듬은 순수 서정속에 민족의식을 담아내 일제 암흑기의 어두운 문학사를 밝혀 주는 저항의 등불로 평가되고 있으며,‘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의 대표작은 널리 애송되는 작품으로 유고가 이곳에서 보존되지 않았다면 그 존재조차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정병욱 교수가 기거했던 가옥이자 오늘 날 보기 힘든 1920년대 점포주택이라는 점, 그리고 민족의식을 담아내 일제 암흑기의 어두운 문학사를 밝혀 준 윤동주의 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자리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건축사적 의미가 크다.
(자료 - 광양시청 누리집 참고)

길찾기_ 진월면 망덕길 249
문의_ 77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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