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지난 10년간의 고민과 노력들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그리고 지역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다. 성황동에 위치하고 있는 골약중학교는 남녀공학 공립중학교로 1971년 3월 9일 개교했다. 교훈은 ‘근면‧성실’이며 교목은 향나무, 교화는 백목련이다. 골약중학교는 지난 5일 현재 학교건물에서의 마지막 졸업식을 진행했다.

골약중학교는 성황‧도이지구 개발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학교이전에 대한 협의가 오갔다. 이전장소와 이설비용 등의 문제로 협의가 지연되어 오다, 최종적으로 올해 3월 성황초등학교 내 구 영재교육원을 리모델링해 개학하게 된다. 3월에 다시 시작하는 골약중학교의 학생 수는 총 14명이다. 신입생은 없다.

▲ 골약중학교

골약중학교의 이설계획은 거의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추진되어 온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3년 당시 시는 골약중을 2015년 신설 예정인 마동중학교로 이설토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광양교육지원청은 마동중 신설대체이전에 대한 이설계획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했지만 도교육청은 성황‧도이지구 개발 완료 후 학생 수용 대책 부재 등의 이유로 반려했다.

이후 2015년 도교육청은 성황‧도이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협의 회신을 통해 골약중을 신규 중학교 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부터는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골약중은 휴교는 원치 않고, 부득이한 경우 임시수용시설 확보를 요구했다.

2017년 광양교육청은 골약중 이설에 따른 수용방안을 골약중과 성황초 학부모 총회 등을 통해 설명했다.

논의 중에는 많은 반대와 아쉬움들이 있었다. 성황초는 자신들의 아이들 옆에 상급생들이 몇 년간 함께 지내야 하고, 구 영재교육원의 특성상 운동장이나 기타 학교 시설 등을 골약중과 공유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골약중은 현재의 학교가 남아있길 원했고, 또한 자신의 아이들에게 후배가 이어지길 바랐다. 몇 년간 아이들이 이용할 구 영재교육원의 시설이 불편할까 염려했다.

다 같이 아이를 둔 부모였기 때문에 많은 다툼이 있지는 않았으나 부모마음으로써의 아쉬움과 서운함은 넘칠 수밖에 없었다.

광양교육청은 골약중학구는 그대로 보존하고 성황초, 골약초 졸업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중마동 학교군으로 편입이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골약중 임시 수용은 현 재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신입생 배정 유보를 통한 2차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졸업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도교육청,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이설예정지 부지 조기 조성 및 신축교사 조기준공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전국적으로 개발지역 학교가 통‧폐합이 아닌 학군 유지와 이설을 선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게 골약중은 올해부터 신입생 없이 운영되고 2020년 개발 착공 이후 개교목표인 2022년 3월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갈 예정이다.

골약중 일부 학부모는 ‘신입생을 받으면 안되냐’, ‘휴교가 들어가고 나면 혹시 학교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냐’라며 불안함과 서운함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 중장기 계획에 골약중학교가 포함돼있어 결코 학교가 없어지는 일은 없다”며 “시는 물론 도교육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빨리 다시 개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앞서 말했듯이 45번째이자 현재의 골약중학교에서는 마지막 졸업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축제와 함께 진행됐으며 5명의 아이들이 졸업했다. 마지막 졸업식을 위해 학부모는 물론 동문회와 많은 내빈들이 함께 자리를 빛냈다.

졸업식 이후에는 방과후 학교를 통해 그동안의 실력을 갈고 닦은 학생들이 우쿨렐레, 플루트, 기타, 오카리나, 가야금 등을 연주하며 골약중학교의 미래를 응원했다. 참석자들은 만감이 교차하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최경규 골약중학교 교장은 “만감이 교차했다. 작은 학교의 특성상 교사들은 아이들 한명 한명을 더 자세히 알기 때문에 감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3월 개학 이후에도 남은 14명의 학생들을 모든 교직원이 같은 마음으로 더 정성스럽게 지켜보고 가르칠 것”이라고 전했다.

골약중학교를 다녔던 많은 이들의 추억과 역사가 담긴 현재의 건물이 철거되는 것은 안타깝다.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논의와 고민이 이어져왔던 이야기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는 절대 아니었지만 각자의 이견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이후를 기대한다. 3월이 되면 새싹이 돋듯 14명의 학생들은 새로운 곳에서 다시 배움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다 졸업하고 나면 2020년에는 한시적으로 휴교를 하겠지만, 또 새로운 곳에서 골약중학교라는 이름 그대로 이 학교의 역사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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