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신문
오피니언기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12)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글쓰기
광양시민신문  |  webmaster@gycitize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8.04  22:47:2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사랑하는 우리손자 성준아! 할머니는 좋은 이름을 지어준다는 분과 만나고 온 후 네 이름 석자를 보여주며 감격어린 어조로 말했단다. “손주놈 태어날 때, 별과, 달과, 태양이 너무나 예쁘게 자리들을 잡았답니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 하며 씩씩하고 건강하게 클 운세라네요.” 할머니와 나는 하느님께 감사하며 너의 삶에 큰 축복이 있기를 기도했다. 광주에 있는 조리원에서 엄마 품에 안긴 너의 모습을 처음 보니 따북 따북 찬 야무진 얼굴에 작지만 오동포동한 몸, 고사리 같은 손이 너무나 예뻤단다. “엄마와 아이 모두 건강하답니다.” 라며 뿌듯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며 서있는 아빠의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뒤뚱 뒤뚱 걷다 넘어지면 울똥 말똥하다 다시 일어나 싱긋 웃고 걷는 너의 성장해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세월이 흘러 어린이집을 들어간 뒤 “나도 아빠가 다닌 대학을 나와 아빠처럼 공학도가 될 거야”라고 말할 때는 온 가족모두 네가 참 대견해보였다. 초등학교를 들어가자 운동회 날 너는 달리기에서 1등을 했다. 아빠는 초등학교 때 여섯 명이 달렸는데 처음으로 4등을 했다며 의기양양하게 한 친구는 넘어지고 한 친구는 사전에 져주기로 약속한 결과 였다며 자랑하던 기억이 나서 우리는 또 한 번 서로 웃었다. 문제는 4학년이 되면서부터 였을까. 네가 방과 후 축구에 열중하더니, 구청 내 초등학생 대항 축구대표로 출전한 뒤, 축구가 너무 재미나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가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며 엄마로부터 근심어린 전화가 왔구나.

사랑하는 성준아! 우리 둘이 뒷산을 오르며 높이 오르니 멀리 보인다며 대화를 나누고, 들꽃 한 송이, 나뭇가지, 돌멩이 하나에도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이어가던 너의 모습이 생각이 나는 구나. 할아버지와 팔씨름에 진 뒤 닭발싸움은 꼭 이기겠다며 점심을 마다하고 달려들던 너의 용기도 자랑스러웠다. 망아지는 태어난 뒤 3시간 후면 바로 걸어도 사람은 걷는데 1년이 거의 걸리지만은 인간이 이 세상 최고의 주인공이 된 아유를 아느냐? 성장이 늦은 만큼 일생동안 배우고 익히기를 꾸준히 하고 지식과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그 내용을 말로 만들고 글로 기록하여 자손들에게 남기어 준단다. 후손들은 새로운 지식을 찾고 보태어 지혜와 지식을 꾸준히 키워가는 결과란다. 70이 넘은 할아버지도 계속 공부를 하다 보니 얼마 전 생각이 요즘은 다르게 생각되기도 한단다. 어려운 말이지만 너는 아직 어려서 ‘축구가 제일 재미있다’고 어떤 판단을 하기 보다는 네가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꾸준히 쌓아가야 할 때란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과 노력만 있다면 축구 못지않게 야구나 농구 등 각종 스포츠는 물론 그림그리기, 글쓰기, 노래하기, 만들기, 공부하기, 생각하기 등 이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단다. 너는 장마가 오기 전 개미들이 어떻게 알고 줄을 서서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사를 가고, 머리털과 수염은 이발이나 면도를 하지 않으면 계속 자라는데 둘 사이에 있는 눈썹은 일정하게만 자라는 것이 궁금하지 않니? 발명왕 에디슨은 병아리가 깨어나는 것이 너무 궁금하여 밥 먹는 것도 잊고 엄마의 꾸중을 들으면서도 달걀을 품에 품고 있곤 했단다.

참 학교가기 싫다고 짜증을 낸 적이 있었다지. 아빠보고 우리 성준이 에게 『세상에서 가장 먼 학교 가는 길』이라는 책을 사주라고 했는데 읽어 보았느냐. 할아버지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온 네팔이라는 나라의 산골마을들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피해 높은 산위에 위치하고 있단다. 초등학생들은 너와 내가 오른 할아버지 집 뒷산인 이삼백 미터 높이의 산들 보다 두 세배 높은 산을 오르내리며 매일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특히 네팔북서부 깊은 산속 마을 아이들은 배워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그 나라 서울인 카트만두의 중학교가 개교 할 때 마다 위험한 여행을 떠난단다. 9일 이상을 아빠들과 같이 설산을 넘고 얼음이 언 골짜기를 건너는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험난한 길을 말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세계의 가난한 여러 나라들의 아이들은 그나마도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먹고 살기위한 일을 해야 하고, 야생의 과일들을 구하고, 귀한땔감을 찾아 헤매며, 물을 길어오기 위해 몇 시간을 걷는단다. 일부 부모가 없이 버려진 아이들은 성준이 만한 나이에도 더 어린동생들을 돌보며 엄마 아빠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구나. 그리고 너는 동생 성민이를 너무 함부로 대한 것 같았다. 동생은 항시 형을 본받으며 자란단다. 아빠보고 박나래 선생님이 쓴 『동생은 내부하야』 라는 책을 사 달라 해 읽어보아라. 귀찮은 동생이 너에게 얼마나 소중하며 둘이 의지하며 성장해가는 소중한 이아기를 들려준단다. 유명한 교육자 ‘루소’ 라는 선생님은 “자식들이 원하는 대 로 사주고 바라는 대로 들어주는 것”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아빠와 엄마가 너의 요구를 거절하여도 네가 모르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는 사실도 명심하기 바란다. 오늘은 이만 안녕! 벌써 방학 때 너와 보낼 소중한 시간들이 기다려진다.

<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광양시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57786, 전남 광양시 중마청룡길 30-7(중동), 2층  |  대표전화 : 061)761-2992  |  팩스 : 061)761-2993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남 아 00164  |  등록일 : 2012. 1. 25 |  발행인·편집인 : 박주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훈주
Copyright © 2011 광양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ycit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