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광영동에 새 활력 찾기 프로젝트
업사이클링 문화 전파로 공동체의식 회복

그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광영동, 광양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조성된 주거단지로, 한때는 ‘광영동에서는 강아지도 만 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광영동은 구도심으로 전락해 빠른 속도로 도심 노후화가 진행됐다. 이에 시에서는 광영동의 노후화를 막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영동 주민들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주민들이 먼저 우리 마을을 가꾸고 발전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전남도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한 ‘다모’ 역시 광영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벽화그리기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시 사업과는 별개로 우리가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벽화그리기에 참석한 봉사자 5명은 각각 미술 교사, 공예 강사 등 다양한 재능을 가졌다. 그래서 이름도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말을 줄여 ‘다모’로 정했다.

동민들에게 각종 공예나 미술 강좌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지만, 뭔가가 부족했다.
이때 정혜신씨가 이왕이면 환경을 생각하고 예술적 소양도 높일 수 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업사이클링 문화 확산’을 더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이에 뜻이 모여 ‘소소한 에코마을이야기’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소소한 에코마을 이야기’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광영동 영수길 42-10번지에 위치한 다모 사무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업사이클 문화 확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다모’ 회원들은 지난해 4월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찾아 업사이클링 사례를 알아보고 우리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방식 및 프로그램 내용을 벤치마킹 했다.
선진지 견학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7회에 걸쳐 주민들에게 제공할 업사이클링 교육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버려진 제품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과 창의력을 발휘해 예술성과 심미성, 가능성을 두루 가진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버려진 식물, 토목재료, 조형물 등의 폐자원을 이용해 생활용품 등을 만드는 시간을 마련했다.

광영동민을 대상으로 매월 두 차례, 두시간씩 교육을 진행했다. 매 강좌마다 15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EM발효액과 EM비누, 나만의 켈리메세지와 버려진 술병을 활용한 초록빛 무드등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이때 만든 작품들은 지난해 10월27일 광영동 축구 테마센터 일원에서 열린 ‘소소한 에코마을 페스티벌’에서 전시됐다.
소소한 에코마을 페스티벌은 재활용 나눔장터와 마을 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공연, 프리마켓, 전시회, 먹거리, 체험 코너 등 다채롭게 구성돼 광영동민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겨줬다.


김영주 다모 대표는 “다른 일정이 많아 올해 진행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는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재활용 나눔장터나 교육청 지원사업인 마을학교, 학부모 교육 등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문화 확산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