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인 광양여자중학교 2학년

마크 트웨인의 단편소설인 ‘100만 파운드 지폐’는 주인공 헨리가 표류를 하다 도착한 영국에 서 인생역전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증권사 직원, 헨리는 두 신사의 내기 때문에 한순간에 영국거지에서 부자로 명성을 얻고 가정도 꾸린다.

주인공을 둘러싼 사건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수조건인 돈의 위력을 알게 하고 오늘날에도 만연한 배금주의의 단면을 볼 수 있다.


헨리는 표류로 타국에 오게 되어 완전한 거지였으나 부끄러워할 줄 알고, 자존심이 강한 비교 적 곧은 성격의 이방인이었다. 두 신사를 만나기 직전까지 누군가 먹다 버린 배를 주워 먹고 싶지 만 갈등하며 주변의 눈치를 살피던 딱한 처지였다.

그런 헨리에게 100만 파운드 지폐를 주며 두 신사는 내기를 한다. 친구도 돈도 없이 런던에 오 게 된 정직하고 똑똑한 이방인이 난데없이 100만 파운드 지폐를 얻게 된다면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상대로 헨리를 지목한 것이다.

그 당시 19세기 런던은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공업도시로 발전하며 이전 세기와는 달리 급속한 인구 증가를 보였다. 런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도시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또한 세기말에도 다른 도시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거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영국인들은 문화적으로도 런던의 우월성을 확인하려 런던 도심에 빅토리아풍의 대형 석조 건물을 세우고 공연과 전시 등 고급문화를 즐겼다.


그러나 팍스 브리타니카로 불렸던 그 시대는 교양만 누리던 평화로운 시대가 아닌 악습과 열 악한 환경의 노동자 그리고 불결한 도시의 위생 상태 등 산업혁명의 부정적인 면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는 추운 겨울날, 추위를 없애기 위해 성냥을 켜며 소망하던 것들을 환상으로 보게 된다. 동화로 읽었던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는 산업혁명 과정에서 어린아이까지 노동착취의 현장으로 내몰렸던 자본주의 의 냉혹함을 고발했다.

산업안전근로감독관 출신인 아주대 강태선 교수는 안데르센의 비극적 주인공들은 당시 성냥공장에서 일하다 산재를 당하고 쫓겨난 아이 들이며 그들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공 장에서 돈 대신 성냥을 쥐여 내쫓았다고 했다.

물질만능주의란 말처럼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사회로 여기던 사회에서 우선 지켜줘야 할 소중 한 것들은 소수 몇 사람들에게 국한되어 있었을 뿐 사회적 약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과거였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을 내기의 도구로 이용해 도 아무렇지도 않고, 거액을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허리 굽혀 존중받는 입장이 된 19세기 문학이 씁쓸해지는 건 현재도 비슷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100만 파운드의 위력이 현실 에서도 통할 것 같은 웃픈 예감은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누구나 지향해야 할 다양한 방면의 자유나 평화 등은 그저 교과서에서만 설명하는 유토피아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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