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유아 잘 키워야 내일 성인이 제 역할한다”

섬김과 절제의 낮은 자세로 한어총 이끌고파
한어총 회원들의 단합으로 보육 발전에 긍정적 힘 보태주길

이중규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

이중규 진상어린이집 원장이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 회장에 당선됐다.

한어총은 보육산업의 원활한 추진과 어린이집의 균형적 발전, 어린이집 간의 정보 교류 및 상호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한 보육 법정단체로 총 4만여 개의 어린이집이 소속돼 있다.

한어총 소속 어린이집은 거의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나 그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어 전남의 끝 작은 도시 광양에서 전국 단위의 단체장이 선출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중규 신임 한어총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어린이집 운영은 어떻게 시작했나

A :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시작부터 끝까지 아내의 공이 컸다. 유아교육을 전공했던 아내와 함께 유치원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보육에 인연이 시작됐다.

모두 반대했지만 면 단위 옥곡에 유치원을 설립하고 11년을 운영하다 1998년 사회복지법인 낙원어린이집을 설립하면서 보육인의 길로 들어섰다.

낙원어린이집을 아내와 공동 운영하다 내가 2008년 국공립 진상어린이집의 위탁 운영을 맡으면서 분리 운영하게 됐다.

Q. 국공립 진상어린이집 원장으로서의 운영 철학은

A : 누구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맞춤식 보육플랜이라고 이야기한다.

영유아의 욕구와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학부모의 요구에 맞춤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운영 철학이다. 또한 면 단위에 위치한 진상어린이집은 자연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원이다.

자연은 태초의 시작이자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기 때문에 실외활동부터 연계 활동까지 자연을 모티브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식물을 심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교육이 되는 것이다. 진상어린이집은 영유아가 자연을 통해 마음껏 놀고 느끼고 생각하는 행복한 교육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Q : 광양의 보육 관련 이슈 중 대형 직장보육어린이집 개원으로 소규모 어린이집 폐원이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 대형 직장보육어린이집의 개원은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육을 포함한 교육은 산술적인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보육학자들은 보육시설의 대형화는 결과적으로 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의 교육적 혜택을 집중시키고 도서 지역이나 도시 외곽의 교육 사각지대를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광양에서도 올해 초 사회복지법인을 포함한 몇 곳이 폐원신청을 했다.

작은 마을에서 자라는 아이라 할지라도 가까운 곳에 내 집처럼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은 분명 있어야 한다. 대형화된 어린이집이 양질의 보육서비스 제공에 최선책은 아니다.

Q. 공약 중 보육료 현실화는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A : 어린이집 운영은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필요로 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사인건비를 비롯해 급·간식비, 차량유지비, 공공요금, 교재교구비 등 소요되는 금액은 많지만 실제 지원되는 금액은 안정적으로 원을 운영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아동 학대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될 때마다 교사의 질을 언급하지만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요구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변호사, 노무사, 회계사, 보육학자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2~3년마다 표준보육료와 누리과정비 등을 현실성 있게 산출해 입법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Q. 보건복지부 소속의 어린이집은 교육부 소속 유치원에 비해 서류 작성이 과도하게 많아 보육교사 업무 과중의 원인이 되고 있다.

A : 보육교사가 작성하는 서류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보육교사나 원장은 서류 전문가가 아닌 교육전문가들이다. 서류의 간소화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며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다.

특히 평가인증이 실시되면서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의 평가인증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육교직원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진다면 누구를 위한 평가인증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Q. 보육 행정 실무자들의 어린이집 협력방안은

A: 친정엄마 같은 공무원들이 돼 줬으면 한다. 영유아뿐 아니라 성인도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보육 행정 실무자들은 보육 현장에서 일하는 원장이나 보육교사들을 격려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해 광양이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가 되는데 함께 힘을 합치는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Q. 막중한 책임을 맡았는데, 각오는

A : 가장 가슴에 새기는 말은 섬김과 절제다. 높은 자리에 올랐으니 대접받고 싶어하는 어쩔 수 없는 심리와 권위 의식을 절제하고 내려놓을 것이다.

내가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섬기는 자세로 보육인들을 대할 때 통합이라는 큰 힘을 발휘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회원을 거느린 법정단체인 만큼 의견이 분열된다면 큰 파열음을 내지만 그 힘을 모은다면 보육 관련 입법이나 정책에 발전된 방향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

한어총의 단결과 우리나라의 보육 발전을 위해 늘 섬김과 절제를 가슴에 새기고 낮은 자세로 임하는 한어총 수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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