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원 광양여자중학교 2학년

한국 사회는 6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며 많은 변화를 보였고 현재 스마트폰의 존재만으로도 시간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빠른 사회 변화 속에는 경제부분 외에도 다양한 가치의 변화도 속해 있으며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

일상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때 사용되는 언어나 서로 추구하는 이상이 발생하는 갈등도 그 중 하나이다. 러시아의 3대 작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의 작품인‘아버지와 아들’에서도 다양한 세대 간의 갈등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1860년대 러시아를 배경으로 쓴 책이다. 19세기 초 러시아는 인구 60%가 농노였는데 책 속에서도 그들은 누더기를 입은 거지처럼 보였으며 소작료를 낼 형편도 안 되어 지주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또한 농노들은 지주의 소유였고 아무런 제한 없이 지주들 마음대로 형벌을 가할 수 있었다.


한편 러시아 사회는 꾸준히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 하면서 공장이 증가하고 많은 노동자들이 필요했지만 인구의 대다수가 농노인 상황에서 제대로 운영될 수 없었다. 공장주들과 농노들은 농노제 폐지를 강력하게 촉구하여 알렉산드로 2세는 1861년 농노 해방령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농노들의 해방이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 자유로운 농민이 된 농노들은 토지를 농민공동체에서 분배 받았지만 무상이 아니었다. 땅값의 80%는 49년 동안 연리 6%의 높은 이자를 포함해 정부에 갚아야 했고, 20%는 농촌공동체가 20년 기한으로 갚아다 했다.

땅 값을 지불한 농민은 그 토지의 주인이 되지만 빈곤한 그들은 매수금과 상환금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불리하게 지주에게 예속되어 서로가 더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다.

또한 농촌공동체에 징세, 징병, 재판의 권한을 위임해 농민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묶었다. 그렇지만 농민들은 몸에 배어 있던 노예근성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사고를 하고 권리에 대한 요구도 많아졌다.

귀족계급이 몰락하고 새로운 세력이 등장했으며 각종제도가 근대적으로 바뀌면서 자본주의가 자리 잡았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투르게네프는 아버지와 아들을 집필했고 시대의 변화가 고스란히 작품 속에 들어있다.


아버지와 아들에선 다양한 세대 간의 갈등 유형이 나온다. 그중 니힐리스트인 바자로프와 귀
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파벨의 갈등은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바자로프는 문명과 예술을 추상적이고 필요 없는 것 이라고 생각 하지만 파벨은 나라가 성장하고 힘이 있으려면 문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믿지 않고 인정하지 않으며 존중하지 않는 사람인 바자로프와 원칙과 문명(예술)없인 살 수 없는 파벨의 생각는 대립되어 세대 간의 생각차이를 보인다. 바자로프와 파벨의 의견은 옳다 아니다로 구분 지을 수 없다.

하지만 작품의 결말에 담긴 작가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작가는 사랑, 예술 등과 같은 추상적인 것을 믿지 않고 부정하는 바자로프와 다르게 파벨의 의견에 더 공감 하는 듯한 결말을 썼다.

결말에 한 부분인 “정말로 그들의 기도, 그들의 눈물은 헛된 것일까? 정말로 사랑, 그렇게 신성하고 헌신적인 사랑은 무력하기만 한것 일까? 오, 아니다!”와 같이 작가는 니힐리스트들같이 비판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지만 사랑, 예술과 같은 것을 부정하지 않아
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책에 표현된 여러 사람의 갈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는 삶의 경험이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에 갈등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가족 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고 밀어붙이기 보단 니콜라이처럼 아들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하며 고정
된 시각을 버려야 한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확대해 서로의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며 상대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한 갈등 속에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는 상대적으로 저출산이란 사회현상과 맞
닿아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가 앞으로도 사회적인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서로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갖게 만드는 이런 사회현상은 개인의 문제가아닌 사회문제로 인식해 대립하며 갈등하기 보다는 사회통합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

긴밀한 관계로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미래 발전에 힘을 써야 한다. 가치관이나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고 대두되는 사회문제를 시원하게 소통하며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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