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12명 모여 재능 나눔 형식으로 품앗이 육아
바쁜 엄마와 즐거운 시간…또래와 신나는 추억쌓기
코딩·3D펜아트·지역역사 문화탐방 등 다양한 활동

그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 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 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 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맘마미아’는 이탈리아어로 나의 엄마라는 뜻이에요.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법을 고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이들과 함께 엄마들도 성장해가고자 합니다. 공동체 속에서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아이들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엄마들이 멘토가 되어서 도와주고 싶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전라남도 광양시 마을공동체로 활동 중인 ‘맘마미아’ 오채윤 대표의 말이다.

 

깜짝 놀라거나 큰일이 벌어지거나 힘들고 슬픈 일이 생기면 “엄마야”라고 외치는 것에서 비롯된 ‘맘마미아’는 올해 ‘애들아 마로현에서 놀자’라는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인연을 맺어 온 ‘맘마미아’는 워킹맘 12명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소프트웨어, 코딩, 로봇, 드론 등 주로 교육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교육 및 보육단체에 정기적으로 재능기부를 하며 정보교류와 수업 준비 등을 위해 모임을 이어오던 중 우연히 마을공동체에 대해 알게 돼 지난해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엄마들의 재능을 살려 마을에 맞게 구성한 ‘애들아 마로현에서 놀자’는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에게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해 소통의 힘을 키우고 내 고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과 내 고장을 알기 위해 옥룡사지 탐방과 동백꽃을 활용한 팝업북 만들기 및 전남도립미술관 견학, 매실을 이용한 빵을 만들기를 체험했다.
또 3D펜을 활용해 광양의 상징적인 입체 작품을 만들고 알고리즘과 순차의 원리를 익히기 위해 컴퓨터 없이 하는 코딩 교육, 스피드 스피킹 교육 등도 진행했다.
오는 9월에는 정채봉 문학을 테마로 재밌는 시간을 보낼 계획이며 마로현을 품은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예정되어 있다.

 

이 모든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아이들이 직접 스크래치 코딩을 이용해 광양 홍보 시티투어 가이드가 되어보고, 1년간 활동 내역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는 ‘랜선 광양여행’ 제작도 계획되어 있다.


정말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다 보니 맘마미아 회원 외에도 같이 하고 싶다는 사람이 넘쳐 한때는 40명 가까이 모이기도 했다. 지금도 입소문이나 신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공간 문제로 25명 정도로 한정해서 운영하며, 때로는 10명씩 1, 2부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오채윤 맘마미아 대표는 “일하는 엄마들이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적어 주말에라도 재밌게 지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인데 아이들도 이 마음을 알아주는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점심 때 만나면 해질녘까지 함께해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과 실컷 놀 수 있어 같은 반 친구도 데려오고, 또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사회성이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