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무·김재휴·문양오·박근표·이용재·정민기 등 등판
정인화 전 의원 출마 결심…무소속 바람 계속 될까

정현복 광양시장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잠정적 광양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소속 6명의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다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정인화 전 국회의원 출마도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형국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 시장의 불출마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각 후보마다 유불리를 계산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처럼 광양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예상보다 빠르게 조기 선거국면으로 진입한 까닭은 올해 4월 터진 ‘정현복’ 변수다. 

사실 광양지역의 분위기는 올 2월까지만 하더라도 정현복 현 시장의 3선이 유력하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져 왔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저력에 힘입어 탄탄한 조직력을 유지해왔고 지난 2018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호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적 풍찬노숙도 끝냈다. 이런 까닭에 정 시장은 3선 도전에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정 시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에다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지고 결국 경찰이 강제수사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여론이 요동치자 약 1년여간 몸담았던 민주당은 정 시장을 제명 처분됐고 정 시장 본인도 당의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전격 탈당했다.
무엇보다 각종 의혹과 함께 3월 말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강 악화는 정 시장 3선 도전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요인으로 떠올랐고, 결국 정 시장은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 시장 독주를 점치면서 머뭇거렸던 지역정치권이 차기 시장을 두고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먼저 민주당 내부를 들여다보면 현재까지 광양시장 도전을 공식 선언한 민주당 인사(가나다순 배열)는 김재무 전남도체육회장, 김재휴 전 보성군 부군수, 문양오 광양시의회 부의장, 박근표 전 YTN 국장 이용재 전 전남도의회 의장, 정민기 광양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등 6명이다. 

우선 김재무 전남체육회장이 정계 복귀와 함께 재출마 공식 선언했다. 김 전남체육회장은 지난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으나 와신상담 끝에 3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올해 2020년 도쿄올림픽 지원단장을 맡아 한국선수단의 선전을 돕는 등 전남 체육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와 함께 높은 인지도는 그가 가진 장점이다. 그러나 2018년 패배 직후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가 별다른 명분 없이 복귀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는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비판이 만만찮다. 또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명목으로 추진됐던 첫 민선체육회장 출신이 다시금 이를 정치적 도전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점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공직자 출신의 김재휴 광양발전연구원장도 광양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특히 지난 5월 ‘광양발전연구원’을 개원하면서 경선 준비 및 지지세 확보를 위한 선거 행보를 본격화한 상황이다. 김 원장은 민주당 경선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행정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로, 별다른 무리 없이 곧바로 시정 전반을 이끌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집안과 고향 후배인 김재무 전남체육회장과 단일화 여부가 변수다. 

문양오 광양시의회 부의장은 현직 정치계 인사 가운데 광양시장 출마를 가장 먼저 공식 선언했다. 지난 2월 광양시민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광양시장 민주당 후보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으나 지역별 조직 갖추기에 나서는 물밑 작업을 활발히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첨예한 갈등이 불거졌던 8대 하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은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박근표 전 YTN 국장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고향으로 내려온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20대와 21대 국회의 문을 두드렸으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지 못하다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양시장 출마로 선회한 상황이다. 

이 같은 오랜 언론 생활을 경험하면서 중앙 정계뿐 아니라 관계, 재계, 언론계 등 많은 인물과 교류하는 등 중앙인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여전히 그의 오래 묵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이용재 전 전남도의회 의장 역시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이 전 의장은 제9·10대 전남도의회 의원을 지낸 뒤 제11대 전남도의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3선 의원이다. 현재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이낙연 캠프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 경선을 돕고 있으나 차기 광양시장을 향한 도전 역시 공식화한 상태다. 풍부한 정치경력과 폭넓은 인맥,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다소간 친화력이 떨어진다는 지역 여론은 과제로 꼽힌다. 

정민기 광양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기초의회 초선의원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민주당 경선후보 가운데 정치경력이 가장 짧다. 정 위원장이 광양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화하자 일각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지만 실천하는 일꾼을 표방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짧은 정치경력과 함께 초선의 그가 특정 지역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른다. 


여기에 아직 민주당 소속은 아니나 31년 동안의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튼튼한 인맥을 자랑하는 서장원 광양보건대 총장이 민주당 경선에 곧 합류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몇몇 인사들이 지역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민주당 경선 규모는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처럼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광양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 맞서 가장 큰 대항마로 떠오른 인물은 단연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인화 전 의원이다. 여전히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 않으나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데다 정 전 의원 본인 역시 출마를 굳힌 상태다.

정 전 의원은 최근 광양시민신문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광양시장 출마는 이미 결심한 상태”라면서 “다만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전까지 정세균 후보의 승리에 전념하는 게 정치적 도의”라며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뒤로 미뤘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차 슈퍼위크 직후 4위로 밀려난 정세균 후보가 갑작스런 대선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정 전 의원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광양시장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의원이 광양시장 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만만찮은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전직 국회의원을 지낸 높은 인지도에다 광양시 부시장을 지낸 충분한 행정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다만 무소속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남은 숙제가 될 것이란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처럼 올해 초 전망과는 달리 정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내년 광양시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무소속 재선 신화를 달성하며 좀처럼 넘기 힘든 벽으로 여겨졌던 정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내부 경선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다 내년 지방선거 역시 민주당 후보 대 무소속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진행될 공산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거의 모든 승리를 독점해왔으나 유독 광양시장 선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셔왔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무려 세 번의 선거에서 잇따라 패하며 12년 동안 무소속 후보에게 시장을 내줬다. 무엇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한 후 진두지휘하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서동용 국회의원으로서도 적잖이 부담스러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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