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녹차·아쌈티부터 색다른 안계 철관음까지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좋은 등급 차 11종 준비
나뭇결 살린 인테리어…자연 그대로의 느낌 만끽

광양읍 구산리의 한 골목길, 새하얀 외관의 티하우스가 지난달 21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일반적인 전통찻집과 다르다. 대추차·생강차 등은 팔지 않는데 또 커피도 팔지 않는다. 다만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은은한 차향을 느끼며 온전히 쉬어갈 수 있는 곳, ‘나인마운틴 티하우스’를 찾아가 봤다.

 

모던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조금 우디한 이미지가 강하다. 나뭇결을 살린 의자와 테이블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커다란 창문으로 보이는 건물 옆 잔디 공간은 힐링할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다. 날이 좋은 날은 창문을 열어둬 더욱 그 느낌을 살리는데, 잔디와 나무 모두 신정희 사장과 가족들이 직접 심고 가꾼 것들이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옛 문화유물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충남 공주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철화당초 문호를 만나볼 수 있는데, 조선 1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도자기다. 정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차를 배울 때 인연이 닿아 앞으로 일정 기간마다 문화유물을 바꿔가며 전시할 계획이다.

‘나인마운틴 티하우스’에는 녹차·아쌈 티·재스민·다즐링티처럼 익숙한 차도 있고 안계 철관음·봉황단총(계화향)·대홍포처럼 낯선 차도 보인다. 이곳의 메뉴는 9종의 시그니처티와 2종의 리미티드티가 전부다. 

 

메뉴를 소개하자면 먼저 아쌈티는 밀크티 등의 베이스가 되는 차로 우리가 쉽게 즐기는 차 중 하나다. ‘홍차계의 샴페인’으로도 불리며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인 다즐링은 머스캣포도향이 은은한 것이 특색이다. 

정산소종은 세계 최초 홍차로 알려져 있는데 건조할 때 소나무 훈련과정을 거쳐 스모키한 향과 함께 단맛이 어우러진다. 기문도 중국의 10대 명차이자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인데 꽃과 과일, 꿀이 오묘하게 섞인 달콤함으로 사랑받는 차다.

대홍포는 중국 무이산 바위자락에서 자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봉황단총은 계수나무 꽃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모두 유명한 우롱차로 알려져 있다.

이어 안계 철관음은 발효도가 낮아 처음 차를 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며 싱그러운 꽃향이 특징이다. 재스민티는 실제로 재스민꽃을 함께 블랜딩해 꽃향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끝으로 노백차는 20년된 찻잎을 적절한 환경에서 보관해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을 즐기기 좋다. 시그니처티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판매 중인데 지인에게 마음을 전할 때 선물로 적극 추천한다. 

 

이밖에도 리미티드티는 해남 반야다원에서 그해 가장 첫 번째로 덖어서 만든 녹차와 20년간 미생물을 따로 배합하지 않고 자연 발효시킨 보이차가 마련돼 있다.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냉차는 꽃과 과일향이 나는 찻잎을 그때그때 다르게 우려 데일리로 즐길 수 있다.

맛있는 차 한잔을 위한 방법은 뭐가 있을까. 먼저 차는 발효 정도가 높을수록 씁쓸한 맛보다 부드러운 맛이 난다. 어떤 차가 취향에 맞을지 고민스럽다면 발효도가 높은 차부터 마셔보는게 좋다. 또 차를 우릴 때는 저마다 다른 기준을 조금씩 변형해가며 취향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강하고 쌉싸름한 맛이 좋다면 높은 온도의 물로 시간을 늘리고, 반대로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좋다면 찻잎 양을 줄이거나 온도를 낮춰 짧게 우리는 것을 추천한다.

냉차를 만들 때는 찻잎 1g당 생수는 150~200ml를 추천한다. 뜨거운 물로 우린 다음 얼음으로 식히는 급랭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제대로 차향을 느끼고 싶다면 6~8시간 동안 냉장 상태로 천천히 우리는 냉침 방식이 더 풍부한 향과 맛을 느끼게 해준다.

반대로 뜨겁게 마실 때는 높은 온도로 짧게 여러분 우려 마시면 향과 맛의 변화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한번에 길게 우리고 싶다면 너무 높지 않은 온도에서 3분 정도가 적당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는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폴리페놀과 카페인이 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공복은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너무 늦은 저녁도 피하도록 하자.

‘나인마운틴 티하우스’의 주인인 신정희 사장은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던 그녀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 5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해군 대위로 전역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성격과 체질에도 적성이었지만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탓이다.

신정희 사장은 “군생활을 마치고 잠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하는 고민이 있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차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좋아하기도 했고, 이 기회에 더 공부를 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차를 나누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외진 곳에 있고 손님도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조바심도 있었다”며 “지금은 차를 알리자는 마음을 다잡고 더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인마운틴 티하우스’는 6월 중 매주 주말을 활용해 기초 티클래스를 운영할 계획이니 차를 배워보고 싶은 사람은 꼭 찾아가보자. 

△업체명: 나인마운틴 티하우스   
△주소: 광양읍 서평3길 23, 1층   
△문의전화: 010-6430-3418
△영업시간: 평일 AM 11:00 ~ PM 18:00│주말 AM 11:00 ~ PM 19:00
매주 월요일,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ninemountain_tea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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